기준금리 인하에도 은행권이 대출금리는 올리고, 예금금리는 낮추는 ‘이자 장사’로 역대 최고 실적을 내는 약탈적 영업 행위가 여전하다. 이를 통해 은행 임직원 배만 불린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산정 자료를 직접 점검하기로 해 이목이 쏠린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시중·지방은행 20곳에 공문을 보내 차주별·상품별 준거·가산금리 변동내역과 근거, 우대금리 적용현황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은행들이 높은 대출 금리를 유지하는 근거를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실제 은행연합회 자료를 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 5곳이 지난해 12월 취급한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연 4.76%로 전년 같은 기간(4.73%)보다 0.03%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 11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2차례에 걸쳐 연 3.5%에서 3.0%로 0.5%포인트 인하했음에도, 각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지역민 생활 안정과 지역 기업 지원을 목표로 해야 할 지방은행도 시중은행과 다르지 않았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한 지난해 10월 BNK부산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 대출 금리는 평균 4.71%였고, 11월에는 4.88%로 올랐다. 예대금리차도 1.35%에서 1.50%로 확대됐다. 부산은행의 12월 대출금리는 4.50%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4%중반대의 높은 금리를 유지했다. BNK경남은행의 대출금리는 10월 4.77%에서 11월 4.48%로 낮아졌지만, 12월에는 5.32%로 1%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예대금리차는 1.36%에서 1.18%로 줄었다가 2.11%로 다시 커졌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추는데도 수개월째 은행 대출금리가 낮아지지 않는 것은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계 대출 문턱을 높이기 위해 가산금리를 꾸준히 인상해왔다. 특히 일부 은행들은 ‘가감조정금리’로 불리는 영업점, 본점 우대금리를 대폭 줄이는 방법으로 높은 대출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도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에도 우대금리를 대폭 축소하는 방식으로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거세진다.

국회 정무위원들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4대 은행 기준 지난해 이자이익이 역대 최고수준인 34조 원을 돌파한 것을 거론하며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올해는 (기준금리 인하)시차가 어느 정도 지나서 신규대출 금리를 최소한 인하할 여력이 있다”면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금리인하 효과가 시중금리까지 전달하는데 시차가 있다”며 “소상공인·기업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잘 참고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및 BNK부산, 경남은행 가계 대출 금리 및 예대금리차(단위=%,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

은행/2024년 10월/11월/12월

국민/4.63/4.75/4.49

농협/4.57/4.80/4.66

우리/4.61/5.06/5.17

신한/4.78/5.16/4.90

하나/4.61/4.72/4.57

부산/4.71/4.88/4.50

경남/4.77/4.48/5.32



▶예대금리차

은행/2024년 10월/11월/12월

국민/1.22/1.39/1.22

농협/1.41/1.53/1.60

우리/1.16/1.66/1.95

신한/1.34/1.75/1.63

하나/1.17/1.34/1.26

부산/1.35/1.50/1.28

경남/1.36/1.18/2.11

※자료=은행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