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발 관세전쟁 등 예측불허
- 내년 성장률 1.4%로 하락 전망
- 한은총재 “추경 같이해야 효과”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2.75%로 인하한 것은 통화 정책 완화로 일단 한국 경제 추락 속도를 늦춰보자는 의도가 깔려 있다. 하지만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정책이 적기에 동반되지 않고,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격화하면 금리 인하에도 경기 침체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5% 저성장, 추가 하락 가능성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1430원을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 부담에도 추가 금리 인하를 한 것은 한국 경제 추락이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은이 이날 내놓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1.9%에서 0.4%포인트 하락한 1.5%다. 한은이 연간 전망치를 0.4%포인트 이상 조정한 것은 2022년 11월 당시 이듬해 전망치를 2.1%에서 1.7%로 낮춘 이후 처음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1.8%를 유지했다.
당장 금리 인하로 경기를 떠받쳐야 할 만큼 내수 경기가 침체해 있다는 게 한은 판단이다. 지난해 1~11월 소매 판매는 2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제조업 일자리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내리 감소세를 지속했다. 비상계엄 사태는 여기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특히 한은은 이번 전망치가 바닥이 아닐 수 있다고 본다. 한은은 글로벌 무역 갈등이 심화하면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각각 1.4%로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무역 갈등이 조기 완화되면 올해 1.6%, 내년 2.1%로 성장률이 각각 높아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함께 제시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성장률 전망치 하향에 대해 “1월에는 계엄 사태 등 국내 상황이 중요한 요인이었다면, 이번 전망 때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1.5%의 성장 전망은 상당히 뉴트럴한(중립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전망치 1.8%에 대해서는 “그게 우리 실력이므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지난 10년 동안 새로운 산업을 도입하지 않은 점을 뼈아프게 느껴야 한다”고 꼬집었다.
■추경 동반돼야 효과
이 총재는 금리 인하로 인한 경기 부양 효과를 제한적으로 봤다. 그는 “계량적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 성장률을 0.07%포인트 올릴 수 있다”면서도 “저희가 원하는 정도로 성장에 영향을 줄지 점검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로 모든 경기 문제를 해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올해 1.5% 이상 성장하려면 재정정책과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15조~20조 원 규모의 추경 편성 소신을 재차 피력했다. 그는 “재정정책이 없다고 해서 금리를 더 낮추게 되면 환율과 물가, 가계부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금융안정 기조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금리에 대한 금통위 내부 의견에 대해서는 “저를 제외한 6명 중 4명이 기준금리를 3개월 내 연 2.75%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라며 “나머지 2명은 그 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전했다. 이 총재는 “다만, 6명 모두 통화정책이 금리 인하 국면에 있으며, 앞으로 데이터를 보면서 인하 시점을 결정하자는 데 공감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