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1년 전 같은 달보다 1% 늘어나며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무역수지도 43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동안 호조세를 보여온 반도체 수출은 감소세로 전환됐다.

아울러 이번 실적에는 지난해 2월 수출액이 당시 설 연휴(9~12일) 영향으로 크게 감소했던 영향도 일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종의 ‘반사 이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강도 관세 정책을 잇따라 예고하는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어서 한국 수출이 앞으로도 호조세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부산항 신항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DB

●메모리 가격 하락에 반도체 수출 3% 감소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5년 2월 수출입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국내 전체 수출액은 526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1.0% 늘었다.

월간 기준 수출액은 2023년 10월 이후 계속 증가세(전년 동월 대비)를 보이다 16개월 만인 올해 1월 감소세로 전환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다시 반등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1월 주춤했던 수출이 2월 반등하면서 ‘수출 플러스’와 ‘무역수지 흑자’를 동시에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수출액을 15대 주력 품목별로 보면 ▷컴퓨터SSD ▷무선통신 ▷자동차 ▷바이오헬스 등 4개 품목이 증가했다.

컴퓨터SSD 수출(8억 달러)은 지난해 2월보다 28.5% 늘어나며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무선통신기기는 42.3% 늘어난 15억 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은 61억 달러로 17.8%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이어진 마이너스 흐름을 끊고 플러스로 전환됐다.

산업부는 “하이브리드차 수출이 74.3% 급증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바이오헬스 수출(14억 달러)도 16.1% 증가했다.

하지만 최대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하 금액 기준)은 96억 달러로 1년 전보다 3.0% 줄었다. HBM과 DDR5 등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의 양호한 실적에도 범용 메모리 반도체(DDR4·NAND)의 고정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따른 결과다.

석유제품 수출도 전년 동월 대비 12.2% 감소한 39억 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제품 전체 수출의 60%를 차지하는 휘발유·경유의 국제제품 가격이 하락한 데다 주요 정유사의 정기보수 일정 등으로 생산 물량까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국가별로 보면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2월보다 1.4% 줄어든 95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에 대한 수출은 99억 달러로 1.0% 증가했다.

3대 수출 시장인 대아세안 수출은 양대 품목인 반도체와 석유제품 수출이 모두 증가하면서 역대 2월 중 2위 실적에 해당하는 96억 달러(12.6%)를 기록했다. 인도(18.6%)와 중동(19.6%)으로의 수출도 늘었다.

●“미 관세에도 한국 수출 경쟁력 유지”

지난달 우리나라 전체 수입액은 0.2% 증가한 483억 달러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에너지 수입은 94억 달러로 21.5% 감소했다. 원유(-16.9%) 가스(-26.7%) 석탄(-32.8%)이 모두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반면 반도체 장비(24.7%)와 석유제품(4.4%) 등 에너지 외 수입은 7.4% 증가한 38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무역수지는 43억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 국내 무역수지는 2023년 6월 이후 1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나 올해 1월 적자로 돌아선 바 있다. 하지만 한 달 만에 다시 흑자로 전환됐다.

안 장관은 “최근 미 신행정부의 연이은 무역·통상 조치 발표에 따라 우리 수출을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임에도 한국 산업의 수출 경쟁력은 유지되고 있다”며 “올해에도 수출이 우리 경제성장을 이끌어가도록 민관 원팀으로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수출기업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역대 최대규모 366조 원 무역금융 공급 ▷관세 피해 우려 기업에 대한 선제적 애로 해소 ▷글로벌 사우스 중심의 시장 다변화 등을 위한 ‘범부처 비상수출 대책’(올해 2월 18일 발표) 등을 추진해 수출기업을 지원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