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소재 이차전지 기업인 금양이 여러 우려(국제신문 5일 자 10면 보도) 속에 결국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지역 선도기업으로 주목받았던 금양의 쇠락에 부산 전체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해 인터배터리2024에 선보인 금양 제품. 국제신문DB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공시 번복을 이유로 이날 금양에 벌점 7점을 부과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금양의 최근 1년간 누계 벌점은 총 17점이 됐다. 금양은 관리종목 지정으로 코스피200에서도 자동 퇴출됐다. 또 5일 하루 동안 매매 거래가 정지됐다. 만약 관리종목인 상태에서 불성실 공시에 따른 누계 벌점이 1년 동안 15점 이상 추가되거나, 기업 경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에 대해 고의·중과실로 공시 의무를 위반,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지정되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금양은 최근 금융감독원의 조사도 받았다. 금감원은 매출 과대계상으로 2022년 재무제표 재작성 전력을 문제 삼아 조사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1, 2년 전까지만 해도 금양은 부산의 미래 먹거리를 이끌어갈 기업으로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부산시 상공계 학계까지 금양을 향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23년 9월부터 기장군 동부산 E-PARK 일반산업단지 내 18만1500㎡ 부지에 1조2000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생산공장(드림팩토리2)을 짓고 있지만 지난해 11월부터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지역의 투자자도 금양의 주식을 사 모았고, 금양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러나 2023년 7월 28일 주당 19만4000원을 찍었던 금양의 주가가 1만7000원대로 떨어지는 데 걸리는 기간은 1년 7개월에 불과했다.

지금은 투자자는 물론 지역 전체가 ‘멘붕’에 빠졌다. 한 개인투자자는 “당시는 2차 전지 전체가 투자처로 각광 받았고, 금양이 지역 기업이라 주식을 꽤 많이 샀다. 주가가 급락했지만 여기가 바닥이라고 생각하고 추가 매수를 하며 버텼는데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상공계 한 관계자도 “2023년은 자고 일어나면 금양 얘기로 부산 전체가 떠들썩했을 정도였다”며 “금양의 현재 상황에 비춰 볼 때 재기가 가능할 지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양은 이날 사과문을 내고 몽골 광산 직접 경영 강화와 공장 완공 등을 약속했다. 이광용 금양 홍보본부장은 “광산에서 실적이 나오면 해외 수주가 있고, 기술이 있기 때문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도 금양의 위기 극복을 힘껏 돕는다는 계획이다. 부산시 첨단산업국 관계자는 “금양은 지역 이차전지산업의 핵심 기업이다. 올 상반기 내 ‘드림팩토리2’ 공장이 준공할 수 있도록 행·재정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