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유가 수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나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한 때 68달러까지 내려가며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95달러(2.86%) 급락한 배럴당 66.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5월 인도분도 전장보다 1.74달러(2.45%) 떨어진 배럴당 69.3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장중에는 68.33달러까지 추락하며 2021년 12월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로 국제유가는 나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게 됐다. 지난 4거래일간 낙폭은 5.74%에 달한다. 나흘 연속 하락세는 지난 1월 23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한 이후 가장 긴 연속 하락세다.

또 이날 급락으로 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기름 수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가 떨어졌다.

장 초반 유가는 일부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외신 인터뷰에서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된 관세는 유지되겠지만 캐나다산 에너지 수입품에 대한 10%의 관세는 철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발언한 점이 투자 심리를 녹였다.

하지만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가 예상치를 대폭 웃돌면서 증가했다는 소식에 유가는 강하게 하방 압력을 받았다. 재고 증가는 그만큼 미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이번 주 상업용 원유 재고는 직전주 대비 361만4000배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치 90만 배럴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국제유가가 떨어지면서 국내 기름값도 당분간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 공시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월 넷째 주(23~27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휘발유 평균 가격은 1722.7원(이하 ℓ당)으로 전주보다 4.2원 떨어졌다. 4주 연속 하락세(전주 대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