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30대 인구 중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가 지난달 31만 명대를 기록하며 6개월 연속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냥 쉬는 15~29세 인구가 지난달 처음으로 50만 명을 넘어선 데 이어 경제 활력의 핵심 주체인 30대에서도 구직 포기자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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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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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30대 ‘쉬었음’ 인구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1만4000명 증가한 31만6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2월 기준 최대치다. 지난달 15~29세 ‘쉬었음’ 인구도 50만4000명에 달했다.
특히 30대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매월 증가세(전년 동월 대비)를 나타내며 6개월 연속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기간 매달 약 1만~5만 명씩 늘었다.
30대 ‘쉬었음’ 인구 증가세가 본격화한 것은 2023년 7월부터다.
15∼29세 청년층 ‘쉬었음’보다 약 3개월 늦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청년층 추세가 등락을 거듭한 것과 달리 1년 8개월 동안 계속 늘고 있다.
30대 ‘쉬었음’ 인구에는 한 번 이상 퇴직한 뒤 마음에 드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구직을 포기한 경우가 상당수 포함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쉬었음’과 유사한 30대 실업자를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취업 무경험자는 3000명에 그친 반면 취업 경험자가 14만7000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30대 ‘쉬었음’은 20대의 경우와 달리 기업의 경력직 채용 기조보다는 일자리 미스매치나 양질 일자리 부족 탓이 더 클 수 있다는 뜻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실장은 “고용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경력직 채용이 많아지다 보니 이제 경력직들끼리 경쟁하는 현상이 지배적”이라며 “청년층에 이어 이제 경력직의 ‘쉬었음’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제조·건설업 등의 고용 부진도 청년층 일자리 감소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7만4000명 줄어들며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건설업 취업자도 건설경기 불황 등 영향으로 16만7000명 감소했다. 10개월 연속 감소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