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측, 24시간 감시 서비스 도입
- 메신저 업체 연락해 사칭방 폐쇄
- 텔레그램엔 ‘봇’으로 경고메시지
- 9개월간 피해 민원 한 건도 없어
“BNK투자증권 김현우 명예이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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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콘텐츠 서비스를 통해 폐쇄된 BNK투자증권 사칭 투자 리딩방 캡쳐. BNK투자증권 제공 |
지난해 5월 최모 씨의 텔레그램 메신저에 ‘사칭범’ 김현우가 접근했다. 김 씨는 본인 명함 등을 공개하며 전문가 행세를 했다. 그는 “회사 내에서도 VIP 고객만 대상으로 하는 비밀 프로젝트다. 사내도 보안 사항이라 문의해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며 BNK투자증권 공식 앱이 아닌 전용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를 설치하도록 했다. 김 씨가 초대한 텔레그램 방 안에는 ‘김현우 이사 덕분에 아파트를 계약하러 간다’ 등 수익을 인증하는 글이 마구 올라왔다. 최 씨는 5000만 원을 투자해 사기범들이 추천해 준 종목과 매매 기법을 통해 순식간에 5억8000만 원(약 1060%)까지 수익을 올렸다.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최 씨가 수익금 전액을 인출하려 하자 사기범은 인출 금액의 18%(약 1억400만 원)를 입금해야 한다고 했다. 최 씨가 주식매매는 각종 세금·수수료가 선공제되는 것 아니냐고 따졌으나, 김 씨 일당은 “비밀 프로젝트 특성상 계좌 변경 비용과 감독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다”며 인출을 회피했다. 결국 최 씨는 1억400만 원을 납부하면 5억8000만 원을 벌 수 있다고 판단해 1억400만 원을 어렵게 융통해 계좌로 송금했다. 그러나 사기범 일당은 그 직후 MTS와 대화방을 폐쇄하고 잠적했다.
16일 BNK투자증권은 지난해 1월부터 6월간 최 씨와 유사한 임직원 사칭 리딩 사기 관련 민원이 10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때는 BNK투자증권뿐만 아니라 투자회사 임직원을 사칭해 주식 리딩 범죄가 기승을 부리던 때다. BNK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시 정식 민원만 저 정도였고, 이외 직원 재직 여부를 확인하는 등 각종 문의로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기 힘들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BNK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부터 ‘마크 콘텐츠 서비스’를 적용했다. 이 서비스는 AI 기반 사칭 차단 설루션으로, 온라인상에서 발생하는 사칭 정황을 24시간 모니터링한다. 모니터링을 통해 ‘BNK투자증권’ 텍스트나 회사 로고 이미지를 사칭한 정황이 발견되면, 이 사실을 시각화된 대시보드 화면으로 BNK투자증권에 통보한다. BNK투자증권이 사칭 여부를 최종 확인하면 해당 메신저 회사로 연락해 사칭 대화방 등을 폐쇄한다. 텔레그램 등 메신저 회사의 협조가 어려운 경우에는 ‘봇’을 통해 해당 대화방에 자동으로 ‘BNK투자증권과 무관한 방’이라는 메시지를 업로드한다.
서비스 적용은 성공적이었다. 설루션을 시작한 지난해 7월부터 현재까지 BNK투자증권 사칭이나 불법 리딩방 등으로 피해를 본 민원이 한 건도 발생하고 있지 않다. 간혹 투자 전 오는 문의에 대해서는 사기임을 고지하고 대화방 탈퇴를 권고하고 있다.
BNK투자증권 박두희 상무는 “그간 사기범이 BNK투자증권 로고와 임직원을 사칭했다고 하더라도 관련 판례상 사기죄만 적용될 뿐, 대상을 비방할 목적이 없다면 명예훼손도 적용되기 힘들어 회사가 직접 나서기도 어려웠다. 선량한 시민의 피해를 막기 위해 설루션을 적용했는데 결과가 좋아 다행”이라며 “최근 다른 투자·증권회사도 서비스 도입을 적용하거나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