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전국에서 구제역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축산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기로 했다.

충남 천안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자 지난 20일 방역 관계자들이 해당 지역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13건의 구제역 감염이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전남 영암군 12건, 무안군 1건이다. 국내에서 구제역 발생은 지난 2023년 5월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농식품부는 사태가 심각해지자 영암과 무안 축산농가에서 기르는 소, 염소, 돼지 등에 대해 구제역 백신 접종을 끝냈다. 아울러 오는 31일까지는 전국의 소·염소 농가에 같은 조치를 하도록 했다.

지난 16일 경기 양주시의 한 양돈 농장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 이 질병은 올해 양주에서만 세 건이 보고됐다. 농식품부는 지방자치단체 전담관을 지정, 양주시 소재 양돈 농장별로 취약 요인을 관리하도록 했다. 또 봄철 방역 관리 대책을 마련해 전국에 적용할 방침이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도 심상찮다. 이 질병은 통상 동절기에 유행하는 까닭에 농식품부는 특별방역 기간을 3월 14일로 종료했다. 그러나 지난 19일 세종시와 충남 천안시 산란계 농장에서 각각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철새의 북상 시기에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 방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2023년의 경우 3~4월에 가금농장에서 6건이 신고됐다. 지난해에는 5월에도 1건이 발생했다.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하자 일부에서는 축산물 수급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감염된 가축이 나온 농가에서 살처분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현재로서는 축산물 수급 상황이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설명한다. 관련 통계를 보면 지난 1~20일 도축된 한우는 4만6000여 마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 줄었다. 반면 평년보다는 13.2% 많다. 돼지 도축 물량은 105만1000여 마리로 지난해와 비슷하다. 계란 생산량은 하루 4972만 개로 파악됐다. 전년 동기에 비해 3.5%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