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공매도 전면 재개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어떤 종목이 타깃이 될지 촉각을 곤두세운다. 단기간에 공매도가 몰리는 종목은 주가가 급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대차거래 잔고가 늘어나거나 고평가되고, 과거에 공매도가 많이 이뤄진 종목을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23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대차잔고는 9억691만7000주로 한 달 전(8억2211만7000주) 대비 10% 늘었다. 금액으로 보면 43조3635억 원에서 47조3042억 원으로 3조9400억 원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 대차잔고도 10조4334억 원에서 10조5324억 원으로 990억 원 증가했다. 대차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려온 뒤 아직 갚지 않은 물량을 뜻한다. 국내는 무차입 공매도가 금지돼 있어 공매도를 위해서는 대차거래가 필수이므로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인식된다.
특히 최근 로봇 화학 철강 등 업종 중심으로 대차잔고가 대폭 늘어나 주의가 요구된다. 대표적으로 로봇주인 전진건설로봇 대차잔고는 한달 새 3억4000만 원에서 60억1500만 원으로 18배 수준으로 급증했으며, 티로보틱스 대차잔고도 4억9200만 원에서 58억7200만 원으로 12배 수준으로 늘었다. 화학주인 그린케미칼과 애경케미칼 대차잔고도 한 달 새 각각 444%, 326% 늘었으며, 동양철관과 하이스틸 등 철강업종 대차잔고는 각각 392%, 250% 증가했다.
과거 공매도가 많이 이뤄진 종목도 다시 공매도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숏 포지션(매도전략)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많았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공매도 금지 직전 거래일인 2023년 11월 3일 기준 코스피 공매도잔고 비중 상위 종목에는 이차전지 화학 관광 관련 종목이 대거 포진했다. 당시 공매도잔고 비중이 컸던 상위 1위와 2위 종목은 호텔신라와 롯데관광개발로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액 비중은 각각 7.6%, 5.7%에 달했다. SKC(5.6%), 포스코퓨처엠(3.9%) 등 이차전지주와 코스모화학(3.2%) 등 화학주도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아 기업가치보다 고평가받는 종목 중 이익 전망이 어두운 종목이 공매도 재개 시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로봇 화학 업종을 대표적으로 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