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노후 계획도시 정비 사업을 할 때 필요한 주민 동의서를 전자 방식으로도 받을 수 있게 된다. 향후 일정 진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 내 아파트.

30일 국토교통부는 ‘전자 동의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비 현장에서는 사업 단계마다 필요한 서면 동의서 취합 및 검증 등에 과도한 인력과 비용, 시간이 투입된다며 체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기존 정비 사업의 경우 토지 등 소유자의 동의서 취합·검증에는 3000세대를 기준으로 할 때 5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또 동의서 1회 취합에 필요한 비용은 약 1억 원에 이르렀다.

정부와 국회는 이 같은 여론을 수렴, 도시정비법 개정(지난해 12월 시행), 노후계획도시법 시행령 개정(2월 19일~3월 31일 입법예고) 등을 통해 전자 동의 체계 운영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에 이 체계는 수도권의 1기 신도시 선도지구를 시작으로 부산 해운대 등 전국의 노후 계획도시 특별정비예정구역에서 주민대표단 구성을 위한 주민 동의 절차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후에도 예비 사업 시행자와의 협약 체결, 특별정비계획(안) 입안 제안, 사업 시행자 지정 동의 등 이해관계자와 합의가 필요할 때 모두 활용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 체계가 가동되면 동의서 취합 후 검증에 걸리는 시간이 2주, 비용은 450만 원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산한다.

전자 동의 체계는 또 온라인 조합 총회 개최에도 활용될 수 있다. 구축과 운영은 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전담한다. 활용을 원하는 지자체는 LX와 업무협약을 맺은 뒤 사업장 및 개인 정보 등을 제공하면 된다. LX는 알림톡이나 문자를 통해 토지 등 소유자에게 전자투표 링크를 발송하며 이해관계자는 이 링크를 통해 투표에 참여하면 된다.

국토부는 전자 동의 체계 가동을 계기로 향후 일정 추진에 속도를 붙여 예비 사업 시행자 지정, 지자체 심의 간소화 등이 포함된 특별정비계획 수립을 올해 중에 모두 끝낸다는 방침을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