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미협상 강화…한중일FTA 추진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현지시간 4월 2일 예고)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우리 정부가 경쟁국 대비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는 것에 초점을 맞춰 대미 협상에 총력을 쏟기로 했다. 중국 일본 등 주변 국가와의 협력도 강화한다.
3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대로 다음 달 2일부터 각 국가에 상호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 상호관세는 상대국이 부과하는 관세율 수준에 맞춰 동등한 관세를 매기는 것이다. 상호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지난 12일 철강·알루미늄과 최근 자동차 25% 관세에 이어 글로벌 통상 환경에 메가톤급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당초 우리 정부는 상호관세로부터 배제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미국은 비관세 장벽 세제 환경 환율 정책 등 여러 요인까지 고려해 각국에 상응하는 상호관세를 매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직접 거론하며 무역수지 불균형에 관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상호관세 한국 배제’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보고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아 유럽연합(EU) 등 주요 경쟁국 대비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특히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독 EU 등에 분노를 내비친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가령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10%, EU에 20%의 상호관세를 각각 매긴다면 한국산 자동차에는 35%, 유럽산 자동차에는 45%의 관세가 붙어 우리 차가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상호관세가 시행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무력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의 관세 장벽 강화가 ‘자유로운 무역환경 조성을 위해 상호 무관세를 지향한다’는 FTA 취지에 역행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무토 요지 일본 경제산업성 대신, 왕 원타오 중국 상무부 부장은 이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13차 한일중 경제통상장관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가 개최된 것은 2019년 12월 이후 약 5년 만이다. 글로벌 통상 의제에 대응하기 위한 3국 간 협력 강화에 합의하는 한편,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한중일 FTA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