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철도 지하화 사업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구간별로 시설을 차별화해 조성하는 ‘맞춤형 전략’을 추진한다. 또 선도지구 지정에서 제외된 구간은 사업성을 더 검토한 뒤 정부에 추가 신청을 하기로 했다.

부산역 조차장.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시는 3월 28일 부산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앞서 정부는 2월 19일 열린 민생경제 점검회의에서 부산과 대전, 경기도 안산을 철도 지하화 사업 선도지구로 선정한 바 있다. 부산지역의 사업비는 1조8184억 원(지하화 6841억 원·부지 개발 1조1342억 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따라 시는 부산진 컨테이너 야적장(CY)과 부산역 조차장 등의 철도부지를 부산신항 등으로 옮긴 뒤 37만 ㎡의 부지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이후 상부에 10ｍ 높이의 인공지반(데크)을 만든다. 인공지반 규모는 6만6000㎡로 축구장 9.3개 크기다. 위에는 공원, 아파트, 상가, 오피스 빌딩, 공원 등이 들어선다. 철도 지하화가 이뤄질 곳의 길이는 경부선 부산진역~부산역 2.8㎞다. 이 가운데 3분의 1에는 상업시설이 들어선다. 공원(23.9%), 업무 연구개발(R&D) 용지(16.1%), 도로(14.7%), 공공주택 용지(6%) 등도 적절하게 배치된다.

철도 부지 개발 대상지 조감도.

시는 내년까지 기본계획을 끝낸 뒤 실시설계, 부산신항으로 컨테이너 야적장 이전 등을 거쳐 인공지반 설치는 2035년 마무리한다. 또 상부 개발은 기본계획 수립, 실시설계 및 보상을 마친 뒤 2027년에 부지 조성과 분양을 끝낼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시는 철도 지하화가 진행될 공간 특성에 따라 인공지반 규모를 달리해 균등한 사업성이 나오도록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녹지·커뮤니티시설·행복주택·공공임대주택 등을 적절하게 배치, 특정 구간의 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막는다.

이와 함께 시는 철도 지하화가 사업성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부가 철도 부지 출자를 통해 보상비를 일부 지원해 주는 데다 용적률 등의 혜택도 커 기업의 처지에서는 기존 도심보다는 철도 부지를 복합 건설하는 것이 수익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또 사업지가 부산의 중심이며 북항 재개발 지역과 맞물려 있다는 점도 업계의 관심을 끄는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현재 북항 재개발 사업은 기반 시설 조성이 거의 끝난 상태다.

한편 시는 당초 계획에는 포함됐으나 국토부의 검토 때 제외됐던 구포~가야차량기지 8.9㎞에 대해 사업성을 좀 더 검토한 뒤 추가 공모에 응하기로 했다. 당시 국토부는 이 구간은 주변에 부지가 많은 부산진역~부산역과는 달리 선로 위주여서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지하화 공사를 하려면 그 기간에 열차가 운행할 수 있게 기존 선로 외에 별도 선로를 만들어야 하는 등의 추가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이에 시는 이런 점을 보완한 뒤 향후 국토부의 전국 단위 종합계획 수립 때 반영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하치덕 시 철도시설과장은 “이 사업은 철도로 인해 단절된 도심을 연결하고 상부 공간을 복합 개발해 삶의 질을 높이는 한편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것이 목표”라며 “모든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진 컨테이너 야적장(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