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가 끝난 이후에도 분양되지 못해 악성으로 분류되는 부산지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두 달째 2000가구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3000가구를 매입하게 하는 등 정부가 지방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언제쯤 효력이 발생할지는 미지수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2월을 기준으로 할 때 부산지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261가구로 집계됐다. 대구(3067가구), 경북(2502가구), 경남(2459가구), 전남(2401가구)에 이어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많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 1월(2268가구)보다는 0.3% 줄었으나 감소 폭이 미미해 큰 의미를 두기는 힘들다. 부산지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023년까지만 해도 1000가구 아래였다. 그러다 2024년 1월 1174가구를 기록한 뒤부터는 1년 내내 1000가구를 웃돌았다. 또 지난해 8월 (1573가구) 이후로는 줄곧 1500가구 이상을 기록했으며 올해에는 1, 2월 모두 2000가구대에 머물고 있다. 2월 부산지역의 미분양 주택은 4565가구였다. 1월(4526가구)에 비해 0.9% 늘었다.
다른 지역에서도 상황이 좋지 않았다. 2월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3722가구로 전월(2만2872가구)보다 3.7%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석 달 연속 2만 가구를 상회했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2만3000가구를 넘은 것은 2013년 10월(2만3306가구) 이후 처음이다. 지역별로는 비수도권이 1만9179가구로 수도권(4543가구)보다 훨씬 많았다. 전국의 2월 미분양 주택은 1월(7만2624가구) 대비 3.5% 줄어든 7만61가구로 조사됐다.
정부는 지방에서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급증하자 LH의 매입, 상반기 중 CR리츠(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 출시 등이 담긴 대책을 내놨다. 이에 LH는 전담 조직을 발족했으며 3월 21일 3000가구 매입 공고를 냈다. 이어 4월 1일부터 업체로부터 신청을 받는다. 아울러 국토부는 진행 과정을 살펴본 뒤 필요하다면 매입 물량을 확대하는 것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그동안 업계가 요구해 온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완화 등의 세제 혜택이 빠진 데다 LH 매입 물량도 예상보다 적어 사태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관측한다. 또 매입 상한가가 감정평가액의 83% 수준으로 책정된 것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업체로서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빨리 처리해 경영난을 해소해야 하지만 LH의 매입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하면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정부가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급증 문제를 해결하려면 세제 혜택 등이 포함된 더욱 실효성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지역 업계에서는 지금과 같은 상태를 방치하면 지방 부동산 경기가 더 악화돼 부도에 몰리는 기업이 속출할 것이라는 위기감을 숨기지 않는다. 이에 대해 국토부 측은 “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2월 부산지역의 전체 주택 인허가 실적은 2873가구였다. 1월(196가구)보다 2677가구, 전년 동기(509가구)에 비해 2364가구 증가했다. 올해 누적 실적은 3069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2194가구)에 비해 39.9% 늘었다. 2월 공동주택 분양 물량은 168가구로 1월(429가구)과 전년 동기(1194가구)보다 크게 줄었다. 주택 매매 거래량은 2561건이었다. 1월(2126건)에 비해 20.5%, 지난해 같은 기간(2475건)보다 3.5% 각각 늘었다. 2월 전월세 거래량은 1만8182건으로 전월(1만1545건)과 지난해 같은 기간(1만7359건) 보다 각각 57.5%, 4.7% 증가했다.
2월 전국의 주택 매매 거래량은 5만698건으로 1월보다 32.3% 늘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2만4026건)이 전월 대비 34.6%, 비수도권(2만6672건)은 30.3% 늘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주택 매매 거래량 증가는 3월 발표됐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