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1년 전 같은 달보다 3% 늘어나며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무역수지도 50억 달러에 가까운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IT(정보기술) 제품과 선박 등 주력 산업이 호조세를 보인 데 따른 결과다.

하지만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등이 임박한 상황이어서 대미 의존도가 높은 한국 수출이 앞으로도 호조세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IT 전품목 수출 8개월 만에 ‘동반 플러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5년 3월 수출입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달 국내 전체 수출액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3.1% 증가한 582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3월 중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월간 기준 국내 수출액은 2023년 10월 이후 계속 증가세(전년 동월 대비)를 보이다 16개월 만인 올해 1월 감소세로 전환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월 다시 반등했고 두 달 연속 플러스 흐름이 이어졌다.

지난달 수출액을 품목별로 보면 15대 주력 품목 중 7개가 증가했다.

우선 IT 전품목 수출이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만에 ‘동반 플러스’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이하 금액 기준)은 HBM·DDR5 등 고부가 메모리 호조세에 힘입어 지난해 3월보다 11.9% 증가한 131억 달러로 집계됐다.

컴퓨터SSD 수출(12억 달러)은 전년보다 33.1% 늘어나며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무선통신기기 수출(13억 달러, +13.8%)은 2개월 연속 증가했다.

디스플레이 수출도 15억 달러로 1년 전보다 2.9% 늘었다. 산업부는 “지난해 8월부터 7개월간 지속된 감소 흐름을 끊고 플러스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수출은 1.2% 증가한 62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기차 수출(하이브리드차 제외)이 크게 감소했음에도 하이브리드차와 내연기관차 수출이 증가해 전체 자동차 수출이 늘었다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선박 수출은 2023년 12월 이후 15개월 만의 최대 실적인 32억 달러(+51.6%)를 기록하면서 플러스로 전환됐다. 바이오헬스 수출도 6.9% 증가했다.

반면 석유제품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지난해 3월보다 28.1% 감소한 33억 달러를 기록했다. 철강제품 수출도 단가 하락 영향으로 10.6% 감소한 26억 달러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9대 주요시장 중 6개 지역에서의 수출이 증가했다. 대중국 수출은 4.1% 감소한 101억 달러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석유화학과 무선통신기기 수출 호조에도 반도체 수출이 감소하면서 전체 대중국 수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대미국 수출은 111억 달러로 2.3% 증가했다.대아세안 수출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IT 품목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2월에 이어 3월에도 대중국 수출 실적을 넘어서는 103억 달러(+9.1%)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선박 수출이 2배 이상 증가한 가운데 바이오헬스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3월보다 9.8% 증가한 63억 달러를 기록했다.

●1분기 무역수지 73억4000만 달러 흑자

지난달 전체 수입액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2.3% 증가한 533억 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수입은 원유(-9.0%)와 석탄(-34.8%) 수입 감소로 전년 동월 대비 7.3% 줄어든 101억 달러를 기록했으나, 반도체 장비(+86.2%) 등 에너지 외 수입은 4.8% 증가한 432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3월 무역수지는 49억8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3월 누계 무역수지는 73억4000만 달러 흑자로 나왔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3월에는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IT 전품목 수출이 8개월 만에 플러스를 기록한 가운데, 2월에 이어 수출 플러스와 무역수지 흑자를 동시에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측과의 지속적인 대화와 신속한 국내지원 조치 마련을 통해 수출업계가 당면한 불확실성을 해소해 나가는 데 가용한 모든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 2월 발표한 ‘범부처 비상수출대책’ 속도감 있게 추진 ▷관세대응 통합 상담창구인 ‘관세대응 119’를 통해 우리 수출기업에 미국 통상정책 정보 원스톱 제공 ▷총 80억 원 규모 ‘관세대응 바우처’ 공급 ▷미국의 추가적인 관세 부과시 이에 대응한 산업별 대책 신속 마련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