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관세 협상 급한데 대응 한계

- 車업계 3조 긴급금융 지원키로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로 현 정부가 막을 내리게 되면서 오는 6월 차기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한국 경제의 ‘두 달 공백’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그간 윤석열 정부가 추진해 온 주요 정책이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의 전방위 관세 정책과 내수 침체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에 적기 대응하려면 재정의 역할부터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오른쪽 두 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기재부 제공

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가 2022년 5월 출범 이후 1060일 만에 간판을 내리고 향후 60일간 ‘장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주요 경제 정책 수립 및 실행 역시 국가 리더십 부재 사태와 맞물려에 차기 정부의 몫으로 미뤄지게 됐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헌재 선고 직후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향후 두 달간 경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국가신인도를 사수하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오는 6월로 예상되는 차기 정부 출범 때까지 정책 공백을 기다릴 만큼 대내외 여건이 여유롭지 않다는 점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3일(한국시간) 우리나라에 대한 25% 상호관세 부과 계획을 공식화했고 이는 지난 5일부터 부분적으로 발효되기 시작했다. 앞서 발효된 철강·알루미늄·자동차 관세를 포함해 미국발 전방위 관세 폭탄으로 수출뿐 아니라 한국 경제 전반이 사정권에 접어들게 됐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 ‘관세율 인하’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대미 협상카드를 제시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통치권자의 결단이라는 점에서 권한대행 체제에서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성급한 대미 접촉이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라별로 진행될 협상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최적의 카드를 모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대응 전략을 우선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주 산업경쟁력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자동차 관계업체를 대상으로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3조 원 수준의 긴급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

첨단전략산업기금 50조 원도 조속한 시일 내에 출범시켜 지원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내수를 뒷받침할 지원책도 ‘두 달 공백기’의 과제로 꼽힌다. 대선 직후에 최소 30조 원대의 ‘슈퍼추경’을 점치는 시각이 많지만, 먼저 재정당국이 제안한 ‘10조 원 필수추경’을 토대로 국회의 적극적인 논의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 4일 경제관계장관회의 참석자들은 “통상리스크 대응과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 소상공인 민생지원 등 긴급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10조 원 필수 추경의 4월 내 국회 통과가 매우 긴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