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中·인니 공장 많은 신발
- 관세 오르자 국내 생산까지 검토
- 철강은 건설 침체·中저가 이중고
- 부산상의 “통상지원 등 적극 추진”

부산 최대 수출국인 미국이 철강·자동차·자동차부품에 이어 상호관세 부과 발표 등 관세 전쟁을 본격 시작하면서 지역 상공계가 술렁이고 있다. 치명상을 우려하는 업종이 대다수이지만 상대적으로 기회를 엿보는 업종도 일부 나온다.

철강회사에서 생산한 철근. 국제신문DB

6일 국제신문 취재 결과, 지역의 뿌리산업인 신발업계도 격랑에 휘말린 상황이다. 지역 양대 신발 기업인 창신INC와 화승엔터프라이즈는 베트남이나 중국·인도네시아에서 각각 나이키와 아디다스에서 수주받은 신발 전량을 생산, 미국에 납품한다. 세계의 신발 공장으로 불리는 베트남이 적용받는 관세는 무려 46%에 달한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양대 스포츠웨어 브랜드는 베트남에 생산 대부분을 의존한다. 또 다른 주요 신발 제조국인 중국도 관세가 기존 20%에 34%를 더한 총 54%에 달한다. 인도네시아도 34%로 25%인 우리나라보다 높다. 이에 이들 기업은 세 개 국가 중 그나마 관세가 낮은 인도네시아에서의 생산을 늘릴 방침인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실제 관세 부과가 이뤄지면 미국 내 신발 가격이 치솟고 소비 부진으로 이어져 최종적으로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생산 발주량을 크게 줄일 가능성도 있다. 창신과 화승 모두 매출 급감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일부 신발기업들은 기대를 품는 분위기다. 동남아시아 국가에 비해 관세가 낮아 현재 베트남이나 중국에서 위탁 생산을 해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일부 기업은 국내 생산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우려가 현실화한 업계도 있다. 지난달 관세 철퇴를 맞은 지역 철강업계는 미국의 이번 조처가 미칠 파장을 우려하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주단조품 철강판 철강관·철강선을 합한 철강제품의 지난해 지역의 대미 수출액은 5억2882만 달러로 19.6%를 차지한다. 납품 계약 주기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연 단위이기 때문에 당장은 관세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으로 예견했으나 현실은 달랐다. 한 철강 제조업체 관계자는 “단가를 인하하거나 물류비용 일부를 부담해 달라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미 건설경기 침체, 중국산 저가 철강 제품 공세 등으로 경영 상황이 악화한 상태다. 그렇지만 계속 거래해 온 업체라 외면할 수도 없어 난감하다”고 호소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 회사들이 저가로 물량 밀어내기를 가속화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날로 커지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상황을 주시하며 지역 기업이 경쟁력을 잃지 않을 방안을 찾고 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지역 내 수출 비중 1위인 미국이 관세장벽을 높임에 따라 수출기업의 통상 애로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출기업에 대한 모니터링 확대를 통해 통상 지원과 규제 개선 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