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께 첫 지정이 이뤄지는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이하 분산특구)에서 태양광·풍력·수소 등 분산에너지를 공급할 사업자는 정부로부터 기후환경비용과 전력망 이용요금 등을 할인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분산특구 내 전력거래비용이 줄어 전기요금이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수요의 지방 이전을 촉진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한다.

부산시가 ‘부산형 분산특구’ 조성을 계획 중인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조감도. 부산시 제공

●전력망 이용 등 각종 요금 할인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유관기관과 협의를 거쳐 이런 내용의 ‘분산특구 인센티브 방향’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분산특구는 지난해 6월 시행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지정 근거가 담긴 제도다. 특화지역 내 분산에너지사업자는 한국전력(한전)을 거치지 않고 발전 사업을 하거나 수요자에게 직접 전기를 팔 수 있게 된다.

해외 시장의 전력 신사업 모델을 적용해 전력 시장에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를 실증할 수도 있다. 분산에너지 발전원은 ‘설비용량이 40㎿(메가와트) 이하인 모든 중소형 발전설비와 500㎿ 이하인 집단에너지 발전설비’로 규정돼 있다.

우선 산업부는 분산에너지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집단에너지 ▷수소연료전지 등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높은 발전원인 점을 고려해 기후환경비용 등 관련 비용의 일부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한전의 전력망을 이용할 때 내는 요금도 할인을 검토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할인율과 감면 기간은 추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전력망 손실률 중 배전 손실률을 배전 고압과 저압 손실률로 구분해 배전 고압 사용자에게는 기존보다 약 1.2%포인트 낮은 손실률을 적용한다.

분산특구 지정 후 계통혼잡도 해소 등 분산 편익을 확인한 뒤 부가정산금을 감면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한전에서 받는 보완전력요금은 구역전기사업자 수준으로 우선 보장하면서 새로운 옵션도 신설해 사업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산업부는 법정 비용인 전력기금과 보편적 복지를 위한 복지특례요금은 분산에너지 전력거래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이런 혜택에 따라 비수도권 특구 내 전기요금이 내려가면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수요의 지방 이전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분산에너지 사업자에 최대 60억 지원

수요유치형 분산특구에 대해서는 추가 인센티브도 부여된다. 전력계통영향평가의 검토 항목을 최소화하고, 154kV 변전소 등 전기공급설비를 우선 설치하도록 함으로써 사업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전력망 부담 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계통 포화지역인 수도권에 신규 발전기 도입도 촉진한다. 액화천연가스(LNG) 용량시장 입찰에 가점을 부여하고, 태양광 설비에 대한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사업 우선 지원도 추진한다.

특구 내 산업단지 및 공장, 도심(건축물·시설물)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면 다른 지역보다 먼저 지원받을 수 있다.

아울러 정부는 분산에너지 사업자가 특례 사항을 신청하면 네거티브형 규제특례(해당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를 적용하기로 했다. 초기 사업 활성화를 위해 ‘미래 지역에너지 생태계 활성화 사업’으로 최대 60억 원(연간 30억 원·최대 2년)의 국비도 지원한다.

송배전용 전기설비 이용 규정, 분산에너지 전력거래 보완공급 약관 등 관련규정을 한전 이사회와 전기위원회 등을 통해 개정하고 세부 지원율을 확정해 공표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오는 15일까지 지자체로부터 분산특구 지정 신청을 받는다. 이후 올해 상반기 중 실무 평가위원회를 거쳐 에너지위원회에서 국내 1호 분산특구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와 인근 산업단지 등을 ‘부산형 분산특구’로 조성하려는 부산시는 마감일인 15일 또는 임박한 시점에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부산시민을 대상으로 부산형 분산특구와 관련한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