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부터는 전월세 계약의 세부 내용을 당국에 알리지 않으면 과태료가 본격적으로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전세 및 임대 문구가 붙어 있는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국제신문DB

9일 국토교통부는 4년간 이어졌던 전월세 신고제 과태료 유예 기간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하고 후속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보증금 6000만 원·월세 30만 원 이상이면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임대인과 임차인이 계약 내용을 지방자치단체에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따르지 않거나 허위 신고를 하면 과태료를 내야 한다.

전월세 신고제는 문재인 정부 때인 지난 2020년 7월 국회를 통과한 ‘임대차 3법’ 가운데 하나다. 당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는 법 통과 직후 시행됐다. 그러나 전월세 신고제는 대국민 홍보가 필요하다는 여론에 따라 1년의 유예 기간이 설정됐다. 또 2021년 6월 1일부터 전월세 신고제를 본격 시행하면서도 계도 기간 2년을 둬 신고 의무만 부여한 채 과태료는 물리지 않았다. 이후 계도 기간은 1년씩 두 차례 연장됐으며 올해 5월 31일 끝난다.

국토부는 전월세 신고율이 지속해 오르는 점을 고려할 때 제도가 기대 수준만큼 정착됐다고 본다. 또 임차인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도록 과태료를 낮췄기 때문에 무리 없는 운영이 가능해졌다고 판단한다. 앞서 국토부는 전월세 계약 단순 지연 신고 때의 과태료를 기존 최대 10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낮춘 바 있다. 단 거짓 신고 때 과태료는 최대 100만 원 규정을 그대로 유지한다. 국토부는 앞으로 대국민 홍보가 어느 정도 이뤄졌는지를 살핀 뒤 유예기간 종료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지금으로서는 유예기간을 다시 늘리는 방안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작다.

이 제도는 임대인이나 임차인 중 한 명이 계약 당사자 모두가 서명·날인한 주택 임대차 계약 서류를 첨부해 신고하면 공동 신고로 간주한다. 이렇게 되면 자동으로 확정일자가 부여된다. 신고를 하지 않으면 임대인·임차인 모두에게 과태료를 물린다. 업계에 따르면 신고는 대체로 권리 보호를 원하는 임차인이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임대인들은 세부 내용이 과세 정보로 활용될 가능성을 우려해 신고를 주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토부는 제도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임차인이 확정일자 부여만 신청하고 임대차 거래 신고를 안 했을 경우 신고 대상임을 안내하는 알림톡 발송 체계를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