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국 관세율을 더 높이면서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3% 넘게 폭락했다.
뉴욕증시도 하루가 멀다 하고 수정되는 미국 관세 정책 여파로 연일 냉·온탕을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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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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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28달러(3.66%) 급락한 배럴당 60.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일 59.58달러까지 떨어진 이후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90일 유예’ 결정이 나온 9일 62.35달러로 반등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60달러선에 턱걸이한 것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6월 인도분 가격도 전장보다 2.15달러(3.28%) 폭락한 배럴당 63.3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정부의 대중국 상호관세율 상향 조정 발표가 유가에 영향을 미쳤다. 백악관은 이날 중국에 대한 관세가 최소 145%라고 발표했다.
기존에 부과된 관세 20%에 이날부터 발효된 상호관세 120%를 더한 값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이전에 조처된 관세까지 포함하면 총 145%가 넘어간다.
아울러 백악관은 다음 달 2일부터 중국과 홍콩에서 오는 800달러 이하의 소액 소포에 대해서도 12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전방위 관세 압박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더 높아졌고, 이로 인해 원유 수요에 대한 악화 가능성이 커져 국제유가가 속절없이 떨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게 아니라 주먹구구식이라는 점이 드러나는 것도 유가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국내 기름값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게 됐다. 국제유가 흐름은 통상 2, 3주가량 시차를 두고 국내 기름값에 반영된다.
주유소 기름값은 지금도 하락세를 보인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 공시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3월 30일~4월 3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휘발유 평균 가격은 1665.1원(이하 ℓ당)으로 전주보다 4.7원 떨어졌다. 9주 연속 하락세(전주 대비)다.
다만 최근 급격히 오른 원/달러 환율이 국내 기름값에 상승 압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제유가는 떨어지고 고환율은 지속되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