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대외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비상계엄 사태로 정국이 얼어붙었던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연속 부정적인 진단(하방 압력)을 내린 것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기재부 제공

기획재정부는 11일 발표한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고용애로가 지속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해 경제동향 12월호에서 ‘하방 위험 증가 우려’라는 표현을 새롭게 사용하며 이전보다 훨씬 부정적인 진단을 내렸다. 특히 ‘경기 회복’ 문구를 14개월 만에 삭제했다.

비상계엄 선포와 정치 불안에 따른 내수 위축 등을 고려한 진단이었다.

이후 올해 1월호에서는 ‘고용 둔화’ 진단까지 추가하며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를 더욱 높였고, 2월호에서는 이전에 나오지 않았던 ‘내수 회복 지연’이라는 표현을 새롭게 추가했다.

3월호에서는 ‘하방 위험’ 진단과 함께 ‘수출 증가세 둔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리고 이날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대외여건 악화’를 추가했다. 우리 경제에 대한 정부의 진단이 갈수록 어두워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올해 1분기(1~3월) 누계 수출액은 1599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633억 달러)보다 2.07% 줄었다. 이를 놓고 ‘미국발 관세 폭풍이 본격화하면서 우리나라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수 부진도 계속된다. 지난 2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5% 늘었으나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2.3% 감소했다. 건설투자도 1년 전 같은 달보다 21.0% 급감했다. 다만 전월 대비로는 1.5% 증가했다.

기재부는 글로벌 경제와 관련해서도 “주요국 관세 부과에 따른 통상환경 악화 등으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및 교역·성장 둔화가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우리 기업의 피해를 지원하고, 산업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필수 추경’ 신속 추진 등 통상리스크 대응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