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중 중간재 수출 감소 가능성
- 해외IB “1%선 지키기 어렵다”
미국의 전방위 관세 부과 등 대외 리스크가 급격하게 몰아치면서 우리 경제가 정치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한 지 얼마 안 돼 다시 극한의 위기에 직면했다. 상호관세 90일 적용 유예 등 이전보다 완화된 정책이 일부 나오고는 있지만 해외 기관이 전망한 ‘올해 한국 경제 0%대 성장’은 글로벌 통상 전쟁 격화 등과 맞물려 현실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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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정부가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12일(현지시간) 제외했다. 13일 서울의 한 전자제품 판매 매장. 연합뉴스 |
1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11일 발표한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서 이전까지 유지해 온 ‘대내외 불확실성’이라는 표현을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대외 여건 악화’로 바꿨다. ‘대내’ 관련 불확실성을 뺀 것이다. 이는 대통령 파면으로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이 일부 제거됐다는 진단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정치 리스크가 잦아들기 무섭게 극한의 대외 리스크가 급등한다는 점이다. 미국의 주먹구구식 관세 정책이 대표적이다.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시장에 안도감을 주기보다 극한의 불확실성만 키웠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아울러 미국 관세국경보호국(CBP)이 이날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스마트폰과 컴퓨터는 제외했다”고 밝혔지만, 우리 경제가 상호관세 리스크 자체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됐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중국이 미국 관세에 정면대결 자세를 취하면서 미중 간 무역 전쟁이 장기전으로 흐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국의 총수출액 6838억 달러 중 대중국과 대미국 수출액은 각각 1330억 달러, 1278억 달러로 두 국가의 비중은 총 38.1%에 달했다. 미국의 관세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하면 중국으로의 중간재 수출 비중이 78.4%(2023년 한국무역협회 집계 기준)에 달하는 한국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내수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으로서는 미중 간 ‘고래싸움’ 사이에서 유일한 엔진 격인 수출마저 꺾이게 된다.
JP모건(0.7%)과 영국의 리서치 회사 캐피털 이코노믹스(0.9%) 등 해외 투자은행(IB)이 최근 한국의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0%대로 제시한 것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한국은행(1.5%)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5%)를 비롯한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아직 ‘1%대 중반’의 전망치를 유지하지만, 1%선을 지키기 어렵다는 현실론에 갈수록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