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피해를 보는 국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금융 특별자금을 총 25조 원 규모로 확충한다.

중소·중견기업의 애로 해소를 위한 수출바우처 지원 물량을 2배 이상 확대하고, 국내 인공지능(AI) 생태계 혁신을 위해 고성능 GPU(그래픽 처리 장치)를 1만 장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기획재정부는 18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산불 대응 및 통상·AI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추경은 총 12조2000억 원 규모로 편성됐다.

정부는 이 가운데 4조4000억 원을 ‘통상 및 AI 지원’ 분야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 4조4000억 원은 ▷통상 리스크 대응(2조1000억 원) ▷국내 AI 생태계 혁신(1조8000억 원)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 경쟁력 제고(5000억 원)에 각각 사용된다.

우선 정부는 관세 피해 기업들의 유동성 경색을 방지하기 위해 정책금융 기관을 통한 특별자금을 25조 원 규모로 확충할 계획이다. 추경 재원 중 1조5000억 원을 추가 투입해 총 25조4000억 원으로 늘리는 방식이다.

미 상호관세로 직·간접적 피해가 우려되는 우리 기업을 대상으로 저리대출 15조 원도 추가 공급한다. 추경 중 1조 원을 추가 투입하는 방식이다. 관세 피해 중소·중견기업 특례보증 및 조선업 선수금 환급보증(RG) 등 수출 유망분야 보증보험에도 총 10조2000억 원(추경 5000억 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는 위기 기업의 사전·사후적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구조혁신펀드’를 5000억 원 규모로 조성한다. 관세 피해가 우려되는 수출 중소·중견기업의 애로 해소를 위한 수출바우처 물량은 2배 이상(3290개사→8058개사) 확대한다.

관세 피해가 인정되는 유턴기업의 투자보조금 지원 비율은 10%포인트 상향 조정한다. 여기에는 추경 396억 원이 투입된다.

이 밖에 ▷중국 수출통제 조치 등으로 공급망 불안이 우려되는 6개 핵심광물(희토류·리튬 등) 조기 비축(2000억 원→4000억 원) ▷고용유지지원금 요건 완화 및 지원인원 확대(2만4000명→3만 명, 703억 원→814억 원) ▷통상·산업 여건 변화에 취약한 지역을 대상으로 지역 맞춤형 ‘고용 둔화 대응지원’ 사업 신설(300억 원) 등을 추진한다.

아울러 정부는 국내 AI 생태계 혁신을 위해 최신 고성능 GPU 1만 장을 연내 확보(1조5000억 원)하고, AI 정예팀을 선발하거나 GPU(2000장) 임차 및 데이터 구매비용을 지원해 세계를 선도하는 대형언어모델(LLM) 개발을 뒷받침(2000억 원)할 계획이다.

석·박사급 이상 AI 인재양성을 2배 확대(연간 총 3300명 이상)하고 AI 대학원(10개) 정원도 지금보다 2배 늘린다. 도전적 AI 과제를 해결하는 경진대회를 개최해 우승팀에게 최대 3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100억 원)한다.

정부는 또 경기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의 적기 조성을 위해 전력망 지중화 사업(총 1조8000억 원)의 기업 부담분 70%를 국비로 지원(1000억 원)할 방침이다.

반도체 교육에 대한 접근성 제고를 위해 ‘반도체 아카데미’ 운영을 비수도권으로 확대한다. 지금은 경기 판교와 용인에서만 운영 중인데 비수도권에 2개소를 추가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날 확정한 추경안을 오는 22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앞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5일 “이번 추경은 무엇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추경안이 최대한 빠른 시간 내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의 초당적 협조와 처리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