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차등요금제) 시행에 사실상 제동을 걸고 나섰다. 애초 올해 상반기부터 시장별(도매→소매)로 순차 시행하려고 했으나, 이 계획을 바꿔 1년 정도의 시뮬레이션부터 진행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차등요금제 적용 기준도 정치권 등의 비판을 받는 ‘3분할’(수도권·비수도권·제주) 방식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결국 제도 도입 시기와 방식 모두가 ‘정상적인 시행’과 크게 어긋나게 됐다.
28일 국제신문이 국회 의안정보 시스템에 공시된 회의록을 살펴본 결과 산업통상자원부 최남호 2차관은 최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소위에 출석해 “차등요금제 적용 기준을 법정 지역으로 세분화하면 지역 간 갈등의 요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시·도별 전력자급률에 따라 차등요금제를 각각 다르게 적용하려는 정치권 법안 추진(국제신문 지난 2월 25일 자 1면 등 보도)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면서 최 차관은 “(차등요금제 시행과 관련해)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기 때문에 1년 정도 시범운영을 해 볼 계획”이라며 “도매요금(한국전력이 발전 사업자로부터 전력을 구입하는 요금)부터 시작한 뒤 어느 정도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결과가 맞으면 소매요금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차등요금제가 애초 계획된 일정에 맞춰 정상적으로 시행되는 것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간 산업부는 “2025년 상반기 중 도매시장에 차등요금제를 우선 적용한 뒤 2026년부터 소매가격을 지역별로 각각 다르게 적용할 것”이라고 수차례 밝혔다.
차등요금제 적용 기준을 3분할 방식으로 할지, 시·도별 전력자급률에 따라 세분화할지, 더 세분화해 기초자치단체별로 나눌 것인지 등과 관련해 방향성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산업부 2차관이 이런 입장을 밝힘에 따라 제도 시행 시기와 방식은 안갯속에 휩싸일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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