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던 ‘제10차 아워오션 콘퍼런스(OOC·Our Ocean Conference)’가 성공적으로 끝났다. 관련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개최지인 부산도 아무런 사고 없이 행사를 마무리해 해양 도시 부산의 역량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10차 아워오션 콘퍼런스(OOC·Our Ocean Conference)’. 해양수산부 제공

30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Our Ocean, Our Action’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 행사에는 각국 정부의 장·차관급, 국제기구 고위급 인사, 글로벌 비정부기구(NGO), 기업 관계자 등 100여 개 나라에서 26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전 세계가 직면한 해양 문제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 277개, 91억 달러 규모의 공약도 내놨다.

해수부는 OOC 개최 국가의 위상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특히 해양의 건전한 이용과 보전을 위한 76개의 공약을 담은 ‘지속 가능한 해양을 위한 행동계획(Korea Blue Action Plan)’은 참석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들은 4가지 핵심 공약인 ▷전 세계 해양보호구역 논의에 적극적인 역할 수행 ▷해운 친환경 연료 전환 및 글로벌 친환경 연료 공급망 구축 논의 적극 참여 ▷지속 가능한 어업을 위한 글로벌 투명성 헌장(Global Charter for Fisheries Transparency)의 중요성 공감 및 단계적인 이행 ▷해양 플라스틱 오염의 핵심 문제 중 하나인 어구에 대한 전주기 관리 정책 추진에 대해 전적인 공감대를 나타냈다.

아울러 우리의 해양 문화를 보여준 개회식에도 전 세계 해양 분야 지도자급 인사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인 해녀의 인생을 영상으로 소개한 뒤 하도해녀합창단의 노래가 이어지자 객석에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많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해녀였던 자신의 어머니 이야기를 시작으로 지속 가능한 우리의 바다를 위한 각국의 행동을 촉구하며 행사 개막을 알렸다.

‘제10차 아워오션 콘퍼런스(OOC·Our Ocean Conference)’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제공

‘제10차 아워오션 콘퍼런스(OOC·Our Ocean Conference)’ 분과 회의 모습. 해양수산부 제공

본회의에서는 다양한 배경과 전문성을 가진 인사들이 7개 핵심 의제를 중심으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해양경제’ 의제에서는 지속 가능한 해양 활용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 제시 등 블루이코노미 촉진 방안이 주요 논제였다. 해양을 통한 탄소 감축 및 흡수 확대 전략은 ‘기후변화’ 의제에서 논의됐다. ‘지속 가능한 어업’ 의제에서는 불법·비보고·비규제(IUU) 어업 근절을 위해 국제사회가 어떤 실질적인 행동을 할 것인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교환됐다. 또 해양 플라스틱과 어구 폐기물 등 오염원별 대응 방안을 중심으로 한 논의는 ‘해양오염’ 의제에서 이어졌다. ‘해양안보’ 의제에서는 전 세계 공급망의 중심축인 해양의 안정적 질서 유지를 위한 협력 방안이 참석자들의 주된 관심사였다. ‘해양보호구역’ 의제에서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육상 및 해양 면적의 최소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자는 ‘30 by 30’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7개 항목 외에 한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해양디지털’이라는 특별 의제를 제시했다. 우리나라는 앞으로는 디지털 기술이 해양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 촉진 수단으로써 가장 힘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자율운항선박, 스마트 양식업, 자동화 항만 등 한국이 추진 중인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는 한편 이러한 기술 혁신에 속도를 붙이기 위한 국제 협력의 필요성도 함께 제안했다.

이밖에 이번 OOC에는 국내 해운·조선 기업의 우수한 역량을 발표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글로벌 NGO, 국제기구, 연구기관 등 다양한 주체들이 주관한 중소 규모 세미나도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서는 본회의에서 다루지 못한 7개 주요 의제별 세부 논의가 이뤄졌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29일 ‘제10차 아워오션 콘퍼런스(OOC·Our Ocean Conference)’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부산의 역할도 눈부셨다. 사는 OOC 개최지로 결정된 이후부터 총력을 다해 준비 작업을 했다. 특히 대규모 국제 행사가 글로벌 해양 도시를 지향하는 부산에서 열린다는 점을 고려, 부산을 전 세계인에게 각인시키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OOC 참석자들은 하나 같이 만족감을 표시했다. 말로만 들었던 해양 도시 부산의 참모습을 보게 됐다는 칭찬도 이어졌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9일 환영사를 통해 “부산만의 매력과 국제적 위상을 바탕으로 글로벌 해양 협력 중심도시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어 “이번 회의가 지속 가능한 바다를 위한 최신 기술과 제품을 공유하고 국제사회의 역할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부산도 해양 정책·해양 관리 민관 협력 등 분야에서 책임감 있는 자세로 국제 협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왼쪽에서 여섯 번째)이 30일 ‘제10차 아워오션 콘퍼런스(OOC·Our Ocean Conference)’가 성공적으로 끝난 뒤 행사를 지원했던 경찰관 및 소방대원들을 격려한 뒤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해수부 제공

한편 제11차 OOC 개최국은 케냐로 결정됐다. 아프리카 국가 중에는 처음이다. 강 장관은 폐회식에서 “제10차 OOC를 계기로 한국은 더 나은 바다를 향한 우리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국제사회의 행동을 끌어냈다”며 “성공적으로 행사를 치른 만큼 향후에도 책임 있는 선진 해양 국가로서 지속 가능한 해양의 실현에 이바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또 케냐가 주최할 다음 행사를 적극 지원하겠으며 해양 분야 국제 협력의 여정도 함께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