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된 노동과 다른 직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 등에서 비롯된 내항상선의 선원 부족 현상을 막으려면 임금에 대한 비과세 금액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연안해운 운송 선박.

8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과 한국해운조합은 지난 7일 국회소통관에서 노·사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현장의 어려움을 면밀하게 살핀 뒤 대책을 마련해 줄 것으로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부산에 지역구(북구을)를 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도 참석했다.

관련 자료를 보면 내항상선의 국적선원은 지난 2010년 8062명에서 2023년에는 7518명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20~30대 선원은 1262명에 그쳤다. 반면 60대 이상 선원은 전체의 59.1%인 4440명에 이르렀다. 업계에서는 신체 능력 저하와 피로도 상승 등을 고려하면 선원 고령화는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안전사고 발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젊은 선원의 유입은 적어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든다. 특히 정부가 지난 2023년 세법개정안을 바탕으로 외항상선 및 원양어선 선원의 근로소득 비과세 범위만 월 3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확대하면서 우리나라 해기사 공급 대다수를 차지하는 해양대·해사고 학생들의 내항상선 기피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에 연맹과 조합은 근로소득에 대한 비과세 없이 실비변상적 급여로 지급되는 승선 수당(월 20만 원 이내)에 대해서만 비과세가 적용되는 현재의 체제를 바꿔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 왔다. 내항상선 선원 유인을 위해서는 외항상선·원양어선과 동일한 수준의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는 것이 논리다. 또 내항선원과 외항선원은 항해구역 및 승선 기간만 다를 뿐 선박 운항을 위한 당직 근무, 사회와 격리된 환경 등 열악한 근무 여건에 다 같이 노출되어 있는 데도 근로소득 비과세 범위에는 큰 차이가 있어 내항선원에 대한 역차별로 인식되고 있는 점도 지적한다.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내항상선 선원 비과세 확대를 위한 노·사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해운조합 제공.

내항상선 선원에 대한 비과세 확대를 촉구하고 있는 박성용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위원장. 한국해운조합 제공

문충도 한국해운조합 회장이 내항상선 선원 비과세 확대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조합 제공

이날 박 의원과 박성용 연맹 위원장과 문충도 조합 회장은 “국가 물류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내항화물선과 도서주민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내항여객선 업계가 인력 부족으로 위기에 직면했다”며 “월 400만 원까지 비과세 확대는 단순한 혜택이 아니라 선원들의 기본적인 생활 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므로 정부와 국회의 신속한 결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합은 지난 2월 11일 기획재정부를 방문해 내항상선 업계의 어려움을 설명한 뒤 선원 실질소득 증대와 근로 여건 개선 지원 등을 건의한 바 있다. 또 같은 달 13일에는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업계·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내항선원 부족 타개를 위한 연안해운 생존 전략 대토론회’를 열어 비과세 혜택 확대의 필요성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