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8일 해킹 사고 때문에 기존 가입자들이 경쟁사로 번호이동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SK텔레콤과의 계약을 해지할 때 위약금을 면제하면 최소 250만 명의 가입자 이탈이 예상된다면서 즉각적인 위약금 면제 방안에 대해 답을 내놓지 않았다.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건 청문회에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등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위약금 면제 시 번호이동으로 얼마나 이탈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해킹 사태 이후로 25만 명 정도 이탈했다. 지금보다 10배 이상일 것 같다. 1인당 평균 위약금은 최소 10만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위약금만 따지면 약 2500억 원 될 전망이다.

유 대표는 이어 “가입자 이탈이 최대 500만 명까지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위약금뿐 아니라 3년 치 매출을 고려하면 7조 원 이상 손실도 예상한다”면서 “위약금 면제에 대한 결론은 아직 내지 못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권 해석을 참조해 이사회·신뢰회복위원회와 상의해 위약금 면제 여부 결정하겠지만, 파장이 큰 부분이어서 결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위약금 면제에 대해 “사업자에게 상당히 심각한 피해가 될 수 있기에 쉽게 결정할 사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가입자들은 지난달 18일 SK텔레콤 중앙 서버에서 가입자 유심(USIM·휴대전화 내 개인식별 모듈)에 저장됐던 유출된 이후 빠르게 다른 이동사로 옮겨가고 있다. 유 대표는 “고객 신뢰 회복위원회를 조속히 설치해서 SK텔레콤의 신뢰가 상실된 많은 부분을 조사하고 고객 목소리를 듣겠다”며 “위약금 문제를 포함해 전체적인 고객 신뢰 회복을 다루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속한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은 이날 국회 청문회 출석을 요구받았지만, 청문회가 열렸던 오후 2시부터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와의 회의를 이유로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불참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열렸던 경제5단체와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초청 간담회에는 참석했다.

이에 대해 최민희 국회 과방위 위원장은 “최 회장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국회증언감정법상 불출석 사유서 제출 시간을 넘겼다”면서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한 증인은 국회증언감정법 12조에 따른 고발이 가능하다는 점을 알려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