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의 올해 1분기 수출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가까이 줄어들며 2년여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우리 경제를 사실상 이끄는 상위 10대 기업의 수출도 1년 전보다 감소했다. 미국 관세 부과 등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연합뉴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잠정)’ 자료를 보면 국내 전체 수출기업 수는 지난해 1분기 6만4942개에서 올해 1분기 6만5903개로 1.5%(961개) 늘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총수출액은 같은 기간 1633억 달러에서 1598억 달러로 2.1%(35억 달러) 줄었다. 수출 시장에 뛰어든 기업은 증가했지만 실적은 오히려 악화한 것이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올해 1분기 대기업(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기준) 수출액은 1041억 달러로 지난해 1분기보다 2.9% 감소했다. 분기 기준 대기업 수출액이 감소세(전년 동분기 대비)를 보인 것은 2023년 3분기(-11.8%) 이후 처음이다. 중견기업 수출액도 지난해 1분기 297억 원에서 올해 1분기 289억 원으로 2.6% 줄었다. 역시 2023년 3분기 이후 첫 감소세다.

이는 지난 3월 철강·알루미늄부터 시작된 미국 관세 등 글로벌 통상 환경 악화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국제유가 하락 및 생산량 감소 등으로 휘발유와 경유 등 광산물 수출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반면 올해 1분기 중소기업 수출액은 264억 달러로 지난해 1분기보다 1.3% 늘었다. 다만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4.3%)보다 크게 낮아졌다.

수출액 상위 10대 기업의 총수출액은 576억 달러로 지난해 1분기보다 1.4% 감소했다. 이들 ‘톱 10’ 기업이 올해 1분기 전체 수출액(1598억 달러)에서 차지한 비중(무역집중도)은 36.0%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상위 100대 기업의 무역집중도는 66.1%로 역시 지난해 1분기보다 0.2%포인트 올랐다.

한편 올해 1분기 전체 수출액을 산업별로는 보면 광제조업 수출이 석유화학·금속제품 부진으로 0.5% 감소했다. 도·소매업은 15.7% 줄었다. 기타 산업은 전문·과학·기술 부문 증가로 4.6% 늘었다.

올해 1분기 전체 수입액은 1526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4%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