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력있는 엔지니어 수급 중요
- 파격적 지원으로 인력 유치해야
- 온라인 플랫폼 특별법 제정 강조

코로나 팬데믹 이후 플랫폼 기업은 우리 삶과 더욱 밀접해졌다. 카카오톡 메신저, 네이버, 쿠팡 앱을 쓰지 않는 한국 사람은 없을 정도다. 이들 플랫폼 인터넷 기업을 회원사로 둔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 박성호 회장을 만나 플랫폼 진흥, 지역 플랫폼 기업 육성 방안에 대해 들었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이 지역의 플랫폼 기업 육성전략에 대해 말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박 회장은 최근 국제신문 인터뷰에서 “플랫폼은 공급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매체다. 예전에는 부산 돼지국밥을 타지역에서 먹기 어려웠지만 이제 온라인 주문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먹을 수 있게 됐다”며 “플랫폼 기업은 또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한다. 앞으로 도 플랫폼은 지역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역 플랫폼 육성에 대해 “플랫폼은 온라인 산업이어서 위치가 중요하지는 않다. 부울경에서도 세계적 플랫폼 회사가 생길 수 있다”며 “플랫폼 기업에서는 엔지니어 수급이 가장 중요하다. 해당 지역 대학이 인력을 공급하도록 지역대학도 동시에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부 인력 유입을 위한 파격적 지원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예를 들어 부산에 취업한 엔지니어들에게는 부산시장이 임대아파트를 지어서 월 10만 원에 제공하는 등의 지원을 해야 한다”며 “부산이 산업도시로 재도약하려면 산업 인력을 끌어들일 수 있는 교육·주거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울, 판교에만 계속 몰릴 것이다. 특별한 시기에는 집중해서 지원할 필요할 때도 있다”고 제안했다.

지역 플랫폼 육성을 위해 좋은 인력 유치가 필요하고, 그 인력이 장기적으로는 기업을 살리고 그 기업이 성장해 세금을 내고 고용을 유발해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좋은 인력을 데리고 와서 좋은 기업이 나오면 나라가 살고, 지역 기업을 키우면 그 지역이 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역에 기반을 둔 성공한 대형 플랫폼은 국내에는 아직 없다. 부산에서 시작됐던 내비게이션 플랫폼 ‘김기사’ 앱이 있었지만 2016년 카카오모빌리티에 인수됐다. 그는 “부산이 큰 플랫폼이 등장하기에 굉장히 유력한 곳이다. 콘텐츠 기업·기관도 많고 지역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언젠가 결실이 맺어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면서 “지역 업체들이 좋은 기술로 블루오션을 찾고 있지만 가입자 수를 폭발적으로 늘리는 마케팅 노하우가 아쉽다. 지역에 기반을 뒀다고 해서 지역 시장만 봐서는 안되고 글로벌을 지향하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기협은 ‘온라인 플랫폼 특별법’ 제정 추진에 대해 5년째 정부 당국과 국회를 설득 중이다. 그는 “국내 대형 플랫폼 기업들도 인공지능(AI) 육성을 위해 해외 투자자들로부터도 대규모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특별법 제정 추진은 매우 부정적인 시그널을 준다. 플랫폼 규제는 기존 법으로 규율하고 그래도 안되면 기존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정말 필요하고 적절한 규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국민대 대학원(법학과)과 가톨릭대 상담심리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네이버, 컴투스 등을 거쳐 2021년부터 인기협 회장으로 3연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