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이용 금액을 비롯해 민간 소비의 흐름을 파악하는 여러 지표가 이달 초 연휴 기간 오히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연휴 기간에는 소비 심리가 개선돼 지출이 늘어나기 마련인데 올해는 정반대로 크게 부진했던 것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DB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9일 국내 신용카드 이용액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2.7% 줄었다. 전주와 비교해도 18.4% 감소했다.

이 중 3~6일이 주말과 어린이날, 대체공휴일 등으로 내리 휴일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카드 이용자들이 쉬는 기간 씀씀이를 크게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3~9일 온라인쇼핑 지출액도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1%, 전주보다 18.9% 각각 줄었다. 같은 기간 가맹점 카드 매출액 역시 1년 전보다 13.4%, 전주보다 22.7% 각각 감소했다.

5월 황금연휴의 국내 소비 진작 효과가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 만큼, 이달 29일로 예정된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 때 하향 조정은 물론 기준금리 인하 관측에도 한층 더 무게가 실리게 됐다.

한은은 오는 29일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대폭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도 연 2.75%에서 2.50%로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내 소비 침체는 이미 구조적인 문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 1분기 민간 소비는 전분기보다 0.1% 감소했다. 오락 문화와 의료 등 서비스 소비 부진 때문이다.

민간 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지난해 4분기 0.1%포인트에서 올해 1분기 0.0%포인트로 떨어졌다.

전망도 밝지 않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6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부문 중심의 고용 애로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대외여건 악화로 수출 둔화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