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이용 금액을 비롯해 부산의 민간소비 흐름을 파악하는 여러 지표가 이달 초 연휴 기간 오히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연휴 기간에는 소비 심리가 개선돼 지출이 늘어나기 마련인데 올해는 크게 부진했던 것이다.

부산의 대표 상권인 중구 광복로 패션거리 건물에 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 DB

28일 통계청의 ‘나우캐스트’ 지표에 따르면 지난 3~9일 부산의 신용카드 이용액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5.9% 줄었다. 직전 주와 비교해도 16.9% 감소했다.

전국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5월 3~9일보다 12.7%, 전주보다 18.4% 각각 줄었다. 액수는 제시되지 않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올해 5월 3일부터 9일까지의 기간 중 3~6일이 주말과 어린이날, 대체공휴일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카드 이용자들이 쉬는 기간 씀씀이를 크게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지난 3~9일 부산의 온라인쇼핑 지출액도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1%, 전주보다 19.0% 각각 감소했다. 전국도 각각 5.1%와 18.9% 줄었다. 지난 3~9일 전국의 가맹점 카드 매출액 역시 1년 전보다 13.4%, 전주보다 22.7% 각각 감소했다.

이처럼 5월 황금연휴 때 국내 소비 진작 효과가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 만큼, 한국은행이 29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대폭 낮추는 것은 물론 기준금리(현재 연 2.75%)도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에 한층 더 무게가 실리게 됐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6일 “각종 데이터를 보고 금리를 결정하겠다”며 “데이터 중에는 이번 연휴에 소비가 얼마나 늘지가 최대 관심사”라고 말한 바 있다.

국내 소비 침체는 이미 구조적인 문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 1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보다 0.1% 감소했다.

전망도 밝지 않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6일 ‘경제동향 5월호’에서 “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부문 중심의 고용 애로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대외 여건 악화로 수출 둔화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