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 설득 등 역량 첫 시험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현재 미국과 진행 중인 ‘관세 협상’에서도 사실상 총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등 미국 정부의 압박 속에서 국내 산업·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합리적인 합의 도출에 나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日신문 1면 장식한 ‘李 대통령 취임’- 4일 발행된 일본 석간신문 1면에 이재명 대통령 취임 기사가 실려 있다. 일본 언론은 전날부터 한국 대통령 선거와 이 대통령 당선, 취임 관련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연합뉴스

4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현재 한미 양국 간 관세 협의는 서로 구체적인 희망 사항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밀고 당기기식 협상을 시작하려는 단계까지 나간 상태다. 공식적인 협상 시한은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유예 조치가 끝나는 다음 달 8일이다. 양국은 이 때까지 ‘줄라이 패키지’(7월 포괄 합의)를 도출해보자고 의견 접근을 이미 이뤘다.

하지만 최근 미국은 우리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한미 ‘2차 기술 협의’에서 미국산 소고기를 비롯한 특정 농산물 등의 비관세 장벽 문제 해소를 우리 측에 요구했고, 최근에는 모든 관세 협상 대상국에 ‘6월 4일(현지시간)까지 최선의 대안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우리 정부로서는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철강·알루미늄 관세율 인상(25→50%)’ 조치도 한국시간으로 4일 오후 1시 1분부터 시행됐다.

이런 상황에서 협상 배턴을 넘겨받게 된 이재명 정부는 미국 정부와 우리 국민을 동시에 설득해 합리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총력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차관급인 통상교섭본부장을 새로 임명하거나 대통령실에 경제안보통상 수석비서관직을 신설하는 등 인적 쇄신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의 ‘외교·안보·통상 책사’인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이 핵심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리더십 교체라는 특수 상황을 들어 대미 협의 시한을 늦추는 방향으로 우선 대응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대통령이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관세 문제를 직접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