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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알짜기업 역외이탈 가속…성장하면 수도권행 일쑤

‘엑소더스 행렬’ 대책 없나

  • 권용휘 기자 kyw@kookje.co.kr
  •  |   입력 : 2025-06-10 19:36:18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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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간 전출이 1800곳 더 많아
- 인터지스 등 시총 높은 곳 동참
- 이전지 ‘경남’ 다음 ‘수도권’ 최다

- 기업인 “좋은 인재 찾기 어려워
- 세제·부지제공 등 혜택도 부족”

지역 경제가 지속해서 성장하려면 계속 우수한 기업을 유치하고 경쟁력 높은 산업을 키워야 한다. 그러나 부산에는 최근 10년 동안 전입 기업보다 전출 기업이 많은 데다 특히 매출 규모가 큰 굵직한 기업의 ‘탈부산’도 이어진다. 최근에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본사를 옮겼고, 물류기업인 인터지스마저 인력을 서울로 이동할 예정이다. 에어부산은 대한항공으로 흡수 통합이 예정돼 있어 얼마되지 않는 매출 1000대 기업 중 3곳을 잃는 셈이다. 항만을 갖춘 동남권 중심지라 불리지만 실상은 수도권 일극 현상 및 지역소멸 위기 심화로 이같은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지역사회의 우려가 크다.
※이미지 출처 = HD현대마린솔루션·인터지스 홈페이지
■기업 빨아들이는 수도권 블랙홀

10일 부산상공회의소가 한국평가데이터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최근 10년(2014~2023) 부산 기업 전출입 추이 분석’ 결과를 보면 이 기간 부산에서 타지역으로 빠져나간 기업은 7536개 사로 들어온 기업 수(5736개 사)보다 1800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매년 전입한 기업보다 전출 기업이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전출 규모를 보면 경남행이 2991개 사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경기(1083개, 14.4%) ▷서울(955개, 12.7%) 순으로 나타나 경남을 제외한 지역 기업들의 서울·수도권행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역 상공계 한 관계자는 “신도시 조성, 산업단지 개발 등의 영향으로 경남 김해·양산·창원 등으로의 기업 이전이 활발히 이뤄졌으나 2019년 최고치를 기록한 후 규모가 다소 줄고 있다”며 “서울·수도권으로의 이전은 비즈니스 네트워크 확대, 시장 접근성 개선, 인재 확보 등이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규제·세제 완화 산업생태계 조성을

※자료:한국평가데이터
특히 최근 매출액이나 고용 규모가 큰 기업이 서울 및 수도권으로 옮겨간 사례가 많은 것에 전문가들은 주목한다. 지난해 부산의 시가총액 1위 기업였던 HD현대마린솔루션을 비롯해 매출액 7000억 원 규모의 인터지스, 1조4800억 원 규모의 SM상선 등이 탈부산했거나 앞두고 있다.

기업 현장에서는 기업을 성장시키려면 사람과 기술, 그리고 자본 인프라 등이 집적된 경제중심지 수도권으로의 이전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지역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성장이나 사업 다각화 등을 고민하는 시기가 되면 서울이나 수도권부터 바라보는 게 사실이다. 좋은 인재가 몰려있고 투자를 받을 수 있으며 정보나 기술도 집적돼 있기 때문이다”며 “부산에서는 해운·조선 분야 외에는 성장 기반이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부산에 남게 하려면 세제 혜택이나 부지 제공 등 유인책을 마련해 줘야 하는데 그런 게 부족해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부산에서는 저기술 산업 분야 기업을 경영하려면 땅값이 비싼 편이라 산단 입주 비용이 높고 부지도 크지 않아 채산성이 나오지 않는다. 여기에 더해 사람을 구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고기술 분야 쪽에 일할 고급 인력을 구하기는 더 어렵다는 현실에 발목이 잡혀 있다. 전문가들은 결국 부산시를 넘어 정부 차원에서 인재 기술 자본 정보 등이 집적된 경제산업 생태계를 조성하지 않는다면 연쇄적인 탈부산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1, 2개의 기업을 잡아 앉히거나 또는 유치해서는 해결할 수 없다는 뜻이다. 지방분권전국회의 박재율 상임공동대표는 “지방분권을 통한 각종 규제와 세제의 파격적인 완화 등으로 동남권에 또 하나의 산업생태계나 구조가 마련돼야 기업이 떠나지 않고 오히려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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