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실시한 올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부산에 본사를 둔 기관 중 한국남부발전이 2년 연속 A 등급을 받았다.

반면 대규모 영업적자로 지난해 D 등급으로 분류된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올해도 같은 등급을 받아 ‘기관장 해임’ 대상이 됐다. 울산 경남에서도 기관별 희비가 엇갈렸다.

임기근(가운데) 기획재정부 2차관이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A 등급 부산 기관 올해 1곳 불과

기획재정부는 20일 임기근 기재부 2차관 주재로 제6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2024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및 후속 조치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는 중앙정부 산하 전국 87개 공공기관(공기업 32곳·준정부기관 55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경영 실적을 종합 평가한 뒤 ▷탁월(S등급) ▷우수(A) ▷양호(B) ▷보통(C) ▷미흡(D) ▷아주 미흡(E) 등 6개 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평가 대상 부산 공공기관은 총 5곳이다. 이 중 A 등급은 남부발전 1곳만 받았다. 지난해(2023년도 경영실적 평가)에는 남부발전과 기술보증기금(기보) 2곳이 A 등급을 받았는데 올해는 기보가 B 등급으로 내려갔다.

기재부는 기관별 등급 부여 사유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남부발전은 실적 개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남부발전은 지난해 운영비 절감과 수익 개선 등에 힘입어 5576억 원의 영업이익(흑자)을 달성했다. 이는 2023년(3183억 원)보다 75.2% 급증한 액수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난해 C 등급에서 올해 B 등급으로 올라섰다.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C 등급을 받았다.

●유병태 HUG 사장 ‘해임’ 대상

HUG는 부산 5개 기관 중 가장 낮은 D 등급을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D 등급이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유병태 현 HUG 사장을 대상으로 ‘기관장 해임’을 건의하기로 했다.

관련법상 E 등급을 한 번이라도 받거나 2년 연속 D 등급으로 분류되면 기관장 해임 건의 대상이 된다.

앞서 HUG는 전세보증사고 급증에 따른 대위 변제액(임차인이 상환하지 못한 대출을 HUG가 대신 갚아준 것) 증가로 2023년 3조9962억 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2조1924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울산 경남 공공기관 중에서는 한국남동발전(경남 진주)과 한국동서발전(울산)이 A 등급을 받았다. 한국석유공사(울산) 국토안전관리원(진주) 한국에너지공단(울산) 등은 C 등급으로 분류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진주)는 지난해 C에서 올해 B로 상승했다. 국내 공공기관 중 최대 수준인 총부채(지난해 말 기준 160조1055억 원) 등 때문에 등급 하락이 우려됐지만 실적 개선과 맞물려 등급이 개선됐다.

LH는 지난해 3404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2023년(437억 원)보다 8배 가까이 급증한 액수다. 공동주택용지 매각이 늘어난 결과다.

한편 올해 평가 대상 87개 기관 중 S 등급을 받은 기관은 지난해에 이어 또 나오지 않았다. A 등급은 15곳, B는 28곳, C는 31곳이었다.

HUG와 함께 대한석탄공사와 한국산업인력공단 등 9개 기관은 D 등급을, 한국광해광업공단·우체국금융개발원·한국관광공사·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E 등급으로 분류됐다.

총 13개 기관이 미흡 이하(D·E) 평가를 받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