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운항을 중단한 선박의 계선(일정 장소에 매어 둠) 절차가 이전에 비해 쉬워진다. 신고하지 않은 채 선박이 장기간 방치되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관계자들이 선박 상태를 살피고 있다. 공단 제공

23일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은 계선 신고 대상 선박을 자동으로 식별하는 체계를 구축, 7월 1일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공단의 포털정보시스템(KOMPAS) 내 선박검사증서 반납 정보를 해양수산부의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PORT-MIS)과 실시간으로 연계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현행 규정을 보면 계선 신고 절차는 선박의 총톤수별로 다르게 적용된다. 총톤수 20ｔ 미만 선박이나 어선은 운항 중단 때 ‘선박안전법’에 따라 검사 기관(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에 선박검사증서를 반납하면서 계선 신고도 함께 할 수 있다. 반면 총톤수 20ｔ 이상이라면 선박검사증서를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한국선급에 반납한 뒤 ‘선박입출항법’에 따라 별도로 지방해양수산청에 계선 신고를 하게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신고가 되지 않아도 해수청이 운항 중단 선박의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워 6개월 이상 장기간 방치되는 사례가 잦았다.

특히 20ｔ톤 이상 장기 계류 선박은 해양오염 사고 발생 때 소형 선박보다 더 큰 피해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오래전부터 사전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긴 시간 별다른 관리 없이 무단으로 방치됐던 선박이 기상악화 등으로 침몰 또는 침수하면 선내에 남은 기름이 해상으로 흘러들기 때문이다.

이에 공단은 선주가 공단에 검사증서를 반납하면 계선 신고 대상 선박 정보가 해양수산부에서도 실시간으로 확인되게 체계를 손봤다. 또 이 정보는 해수청과도 즉시 공유된다. 이렇게 되면 해수청은 계선 신고 선박을 더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공단은 이밖에 장기 계류 선박 관리에 이바지하고자 현장 대응 체계 강화를 통해 미수검 선박을 줄이기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선박 소유자에게 계선 신고 연장 시점 최소 1개월 이전에 문자와 우편으로 사전 알림 실시, 미수검 상태가 장기화될 조짐이 있는 선박에 대한 상시 관찰, 검사 유예 대상 여부를 자동으로 식별할 수 있는 체계 정비 등도 진행한다.

공단은 이 같은 예방형 행정 조치가 장기 방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선박을 조기에 식별하는 한편 위험 요인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김준석 공단 이사장은 “이번 체계 개선은 정책 흐름의 연속성과 효율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장기 계류 선박을 줄이기 위해 지속해 노력, 해양 안전을 지키고 해양환경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