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에 부산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전재수(북구 갑) 의원을 지명하면서 해수부 이전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전 후보자는 해수부 부산 이전과 북극항로 개척 등 정책을 마련한 인물로 이번 인사는 이 대통령이 해수부 이전에 강력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시 해양수산부 청사 전경. 국제신문 DB

이 대통령은 23일 해수부 장관을 비롯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선을 단행했다. 전 후보자는 그동안 해수부의 부산 이전을 사실상 주도했다. 전 후보자가 향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해수부 장관에 임명되면 이전 로드맵 마련과 지역 정착 방안 등 주요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지역 사회에서는 지난 20일 국정기획위원회의 해수부 업무보고에서 ‘2029년 부산 이전 로드맵’ 내용이 유출되면서 정부의 해수부 이전 의지에 대한 비판과 우려(국제신문 23일 자 1면 보도)가 쏟아졌다. 국정위는 유출 사태와 관련 “국정위와 논의되지 않은 내용이며, 실제 로드맵은 국정위와 해당 부처가 충분히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국정위는 25일 해수부에 대한 2차 업무보고를 진행한다.

지방분권균형발전부산시민연대와 해양수도부산 시민과 함께 준비위원회 등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2029년 새청사 준공 이전 로드맵으로는 이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2026년 주요 부서 임시 청사 이전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는 해수부의 부산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부산 출신 정치인이 장관으로 지명된 만큼 해수부 부산 이전이 또다시 ‘역시나’를 되풀이하는 대선공약이 되지 않도록 25일 국정위 업무 재보고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시정평가대안특별위원장인 최인호 전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해수부의 미온적 태도를 비판한 뒤 “내년부터라도 임시청사를 통해 이전을 시작한다면 임시 거주 문제, 가족 주거 및 자녀 교육 등 공무원들의 생활 대책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수부의 기능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크다. 지역 사회와 관련 업계에서는 조선·해양플랜트·해양에너지(산업통상자원부), 해양물류(국토교통부), 해양레저·관광(문화체육관광부), 유인도(행정안전부) 등의 기능을 해수부가 통합해 야 한다고 촉구한다. 복수차관제를 도입해 1차관은 해양·해운·조선·물류·항만 등의 기능 업무를, 2차관은 수산·해양과학기술·해양외교·해양자원 등을 관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수부 이전이 명실상부한 ‘해양수도 부산’ 실현을 위한 구조적 전환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후보자는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해수부와 HMM 이전은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한 대한민국 발전전략 차원의 정책이다. 이를 통해 부산이 북극항로의 거점 전략기지이자 성장엔진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