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출범한 정부가 중소기업 수출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조선기자재 분야에서도 해외 시장 개척에 속도를 붙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전문 공공기관의 주도로 관련 중소기업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관계자들이 한 중소기업이 만든 선박용 크레인을 살피고 있다. 공단 제공

7일 해수부에 따르면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은 최근 ‘해양산업 민간 기업 수출 계획’을 수립했다. 올해 말까지 75억 원 규모의 조선기자재를 해외에 파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보다 배가량 많은 수치다. 공단은 2024년부터 ‘기업 성장 응답 센터’를 운영 중이다. 자금력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조선기자재 기업을 돕기 위해서다. 지난해에는 4개 업체에 해외 인증 및 기술 기준 분석, 글로벌 마케팅 지원 등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해당 기업들은 이를 바탕으로 선박 3척과 발전기 9대(14억 원), 구명조끼(2억 원), 선외기 20대(21억 원) 등 37억 원 규모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올해에는 수출 자문을 의뢰하는 기업이 더 늘었다. 1월부터 7월까지 센터에 제출된 요청은 12건에 이르렀다. 지난 6월에는 충북 청주에 있는 선박용 크레인 제조 회사 제품에 대해 기술 검토와 안전 적합성 검사를 했다. 합격 판정을 받은 제품은 해외에서 12억 원어치가 팔렸다. 또 소형선박용 수소연료전지, 발전기, 감속기, 조타기, 엔진 등을 생산하는 9개 업체에서는 현재 현장 실증, 수출 조언 등이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공단은 해외 시장 개척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말레이시아 랑카위에서 열린 ‘제17회 국제 해양·항공 전시회(LIMA 2025)’ 때 국내 기업들과 함께 홍보 활동을 하면서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소재 친환경 선박(구조정) 4척의 수출 계약 체결을 끌어 냈다. 아울러 공단은 수출 이후에도 인증 갱신, 신규 시장 연계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자 하반기부터 ‘전 주기 관리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실증 수요가 있는 제품에 대해서는 ‘K-테스트베드’(공공·민간 인프라를 개방,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연구개발 등 지원) 연계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업계에서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이 같은 노력이 중소 업체의 해외 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김준석 공단 이사장은 “조선기자재 산업은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영세한 기업이 독자적으로 수출을 하기에는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며 “기술력 있는 국내 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실질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현장 중심의 전방위 지원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