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신호를 광신호로 대체도

일본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현장에서는 다양한 미래 기술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 과거와 비교해 엑스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다소 낮아졌지만 첨단 기술을 실험하고 선보일 수 있는 시험대로서 역할은 아직 유효하다.

슈퍼컴퓨터 후가쿠가 전송한 자료를 바탕으로 예측한 비구름 모습. 기습호우 감지 앱 ‘3D비구름워치’ 캡처.

10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일본 통신사 NTT는 이번 엑스포를 통해 대용량 전기 신호를 광신호로 대체하는 ‘광전 융합 기술’을 선보였다.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 문제를 해결해 전력 소비를 줄이는 기술로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기술은 전시관 외관 연출에 활용돼 경험해 볼 수 있었다. 내부의 카메라가 방문객의 표정을 포착해 AI로 실시간 분석하고, 미소를 짓는 사람 수에 따라 파빌리온 외벽을 덮는 막을 흔드는 형태다. 데이터 분석은 오사카시에 위치한 NTT 서일본 본사에 설치된 서버에서 진행되며, 데이터 전송과 분석 과정 전반에 이 기술이 사용됐다.

엑스포 현장에서는 다양한 얼굴 인식 기술도 적용되고 있었다. 일본 IT(정보통신) 기업 NEC가 선보인 이 기술은 엑스포 입장 게이트의 티켓 확인 과정에 활용됐다. 얼굴 인증은 엑스포 기간 내내 드나들 수 있는 무제한 입장권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다.

다만 구매 시 얼굴 정보를 사전에 등록했음에도 입장 시 QR 코드를 찍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티켓 정보를 서버에 전송해 유효성을 확인하고, 입구 게이트의 카메라로 촬영한 얼굴 이미지와 대조해 본인 여부를 판별해 무제한 입장권의 부정 사용을 방지하자는 취지다. 얼굴 인식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알기는 어려웠다. 기자와 동행한 일행은 오류가 나 티켓 유효성 여부를 확인받기 위해 한참을 센터에서 기다려야 했다.

이번 엑스포에서는 슈퍼컴퓨터 ‘후가쿠’를 활용해 기습호우를 예측하고 관람객에게 제공하는 실증 실험도 진행된다. 실증 실험은 엑스포 개최 기간 내내 진행되며, 후가쿠를 이용한 호우 예측은 지난 5일부터 오는 31일까지 27일간 실증할 예정이다.

기상 레이다로 관측한 데이터에 방재과연의 3차원 강우량 추정 기술을 적용한 뒤, 데이터 압축·배포 플랫폼 ‘큐무론’을 이용해 후가쿠에 전송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를 통해 후가쿠는 관측 데이터를 기상예측 모델에 반영해 최대 30분 후의 호우를 예측한다.

이 기술들이 상용화될 수 있을까. 1970년 오사카엑스포에서 미래의 통신 수단으로 전시됐던 ‘무선 전화기’는 이제 일상품이 됐다. 코트라 관계자는 “자국에서 개최되는 이번 오사카 엑스포를 통해 일본은 기술력과 미래 비전을 집중적으로 알리기 위해 상당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한국 기업도 이를 계기로 일본 ICT 산업의 전략 방향과 기술 트렌드를 면밀히 분석하고 협력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