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미국의 에너지 전문기업 웨스팅하우스가 원전 관련 합작회사(조인트벤처·JV) 설립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양 측 간 논의는 오는 25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보다 구체화할 가능성이 있다.

2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는 합작회사를 꾸려 미국 등 주요 원전시장에 공동 진출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 에너지 당국 간 접촉 과정에서 미 고위 당국자가 우리 측에 자국 내 원전 확대 계획을 소개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측은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 지식재산권(지재권) 분쟁이 지난 1월 해소됐고 양국 정부 간에도 철저한 수출통제 원칙 준수를 바탕으로 원전 협력 공감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하면서 ‘한국이 제3국 시장보다 원전 확충 문제 해결이 시급한 미국에 와 원전을 지어주기를 희망한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화석연료 경제 부활과 더불어 원전의 대대적 확대를 추진 중이다. 약 100GW(기가와트)인 미국의 원전 설비용량을 2050년까지 400GW로 확대한다는 게 주요 목표다.

이에 따라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는 합작회사와 관련한 출자 규모 및 비율, 사업 대상 등을 놓고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 중이다. 다만 타결 임박 단계에 이르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 양사의 지재권 분쟁 해소 합의문이 최근 공개돼 ‘한국에 불리한 계약’(국제신문 지난 20일 자 10면 보도)이라는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이지만 이번 합작 사업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합작법인이 설립돼도 지분 비율 등에서 주도권을 웨스팅하우스에 내어준다면 ‘제2의 굴욕 협상’ 논란이 불거질 우려는 여전히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