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기업들이 양국 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제조업 르네상스’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계약 및 양해각서(MOU)를 다수 체결했다.

우리 정부는 조선과 원자력 등 핵심 분야에서 협력 확대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류진 한경협 회장, 이 대통령,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김정관 산업부 장관. 연합뉴스

●“조선 협력 모멘텀 강화 기대”

산업통상자원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순방을 계기로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소재 윌러드 호텔에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를 열었다고 26일 밝혔다.

행사에는 이 대통령과 김정관 산업부 장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 등이 임석했다. 주관 단체인 류진 한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SK 최태원 회장, 현대차 정의선 회장, LG 구광모 회장 등 총 16인의 국내 기업인과 엔비디아(NVIDIA)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등 총 21명의 미국 기업인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양국 기업들은 조선·원자력·항공·액화천연가스(LNG)·핵심광물 등 분야에서 총 11건의 계약과 MOU를 체결했다.

우선 조선과 원자력 등 전략 산업 분야에서는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공동 펀드 조성 등 6건의 MOU가 체결됐다. HD현대와 한국산업은행, 미국 서버러스 캐피탈(Cerberus Capital)은 미국 조선업과 해양 물류 인프라, 첨단 해양 기술을 포함해 미국과 동맹국의 해양 역량을 재건 및 강화를 목표로 하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공동 투자 펀드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HD현대는 필리핀 수빅 조선소를 보유한 서버러스와 MOU를 시작으로 건조, 기술 지원, 인력양성 등 미국과의 조선업 협력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과 비거 마린 그룹(Vigor Marine Group)은 미국 해군의 지원함 유지·보수·운영(MRO)과 조선소 현대화 및 선박 공동 건조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MOU를 맺었다.

산업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우리 조선사들이 미국 조선업 및 해양 역량 강화와 미국 군함의 유지·보수·정비 사업 등에 적극 참여하게 됐다”며 “이를 통해 한미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조선 협력 모멘텀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한미 기업 ‘SMR 건설 협력’ 양해각서

원자력 분야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두산에너빌리티, 엑스에너지(X-energy), 아마존웹서비스가 소형모듈원자로(SMR) 설계, 건설, 운영, 공급망 구축, 투자 및 시장 확대 협력에 관한 4자 간 MOU를 맺었다.

엑스에너지는 뉴스케일, 테라파워와 더불어 미국의 3대 SMR 개발사로 손꼽힌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미국 민간 에너지 개발 사업자인 페르미 아메리카는 미국 텍사스주에 추진 중인 ‘AI 캠퍼스 프로젝트’에 공급할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자재 관련 포괄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MOU를 체결했다.

항공 분야에서는 대한항공이 보잉사로부터 차세대 고효율 항공기 103대(362억 달러)를 신규 도입하는 MOU를, GE에어로스페이스와는 엔진 구매 및 엔진 정비 서비스 계약(137억 달러)을 하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이번 발표 내용은 지난 3월 대한항공이 발표한 보잉사 항공기 50대 및 GE에어로스페이스 엔진 구매와는 별도의 추가 계약이자 대한항공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단일 계약이다.

아울러 한국가스공사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트라피구라 등과 2028년부터 약 10년간 미국산 LNG를 주요 기반으로 하는 연 330만t 규모의 중장기 액화천연가스(LNG)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 밖에 고려아연은 글로벌 방산 기업인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 구매 및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다.

김 장관은 “정부는 한미 간 제조업 협력이 르네상스를 맞이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제도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양국 기업에 무궁무진한 사업 기회가 창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