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의 내년 예산이 6889억 원으로 편성됐다.

9640억 원에 달하는 올해 예산과 비교해 30% 가까이 감액됐지만, 현재 이 사업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할 때 ‘국비 확보’ 자체는 그나마 다행이라는 평가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부산시 제공

29일 ‘2026년 예산안’을 발표한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의 내년도 예산은 총 6889억 원으로 편성됐다.

이는 올해(본예산 기준 9640억2500만 원)보다 28.5% 줄어든 것이다. 금액 기준으로는 2751억2500만 원이 감액됐다.

내년 예산 6889억 원은 ▷공항 관련 6315억 원 ▷접근 철도 574억 원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공항 예산 6315억 원 중 82.9%인 5236억 원은 ‘공사비’ 명목의 예산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접근 철도 예산은 상당수가 이월되는 예산이어서 포션(비중)이 크지 않다”고 전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 예산은 올해 1조 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편성됐지만,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사업 참여 중단 결정과 주무 부처의 수의계약 절차 중단 등으로 절반이 넘는 5223억6400만 원(54.2%)이 지난 6월 말 ‘불용’(정해진 예산을 쓰지 않는 것)으로 처리됐다. 사업 차질이 현실화하자 정부가 ‘예산 칼질’에 나선 것이다.

당시 정부는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보고서에서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의 수의계약 절차 중단 등을 감안할 때 올해 편성한 공사비 5223억6400만 원을 이행하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해당 공사비를 전액 감액하는 내용을 2차 추경안에 반영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 때문에 부산지역 안팎에서는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의 정체 등을 고려할 때 내년 예산을 확보하는 것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정부는 감액하기는 했으나 그나마 7000억 원에 가까운 수준으로 내년 예산을 편성했다.

정부의 이런 결정은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이 늦어도 내년 하반기 본궤도에 오르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 예산 6889억 원은) 국토부가 올해 연말까지 (사업 재개를 위한) 턴키 발주를 하고 그 이후 기본설계에 들어간다는 것을 토대로 한 편성”이라며 “만약 이런 가정이 현실화하면 내년 하반기에는 공사에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전제에 따라 예산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사업 추진에 속도가 나지 않는다면 6889억 원 역시 올해처럼 ‘불용’ 처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