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와 인공지능(AI) 확산 등으로 기후·에너지 관련 산업이 활성화한 가운데 세계적으로 ‘기후테크’ 관련 유니콘 기업이 100개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가운데 한국 스타트업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8월 2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한국전력(한전) 부설 한전경영연구원은 31일 이 같은 내용의 ‘글로벌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 현황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원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홀론IQ의 자료를 근거로 집계한 결과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이상으로 평가받는 유니콘 수는 세계적으로 118개였다.

기후테크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위기 대응을 목표로 하는 기술 산업 분야다. 홀론IQ는 에너지·수송·자원·식품·환경 관련 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정의했다.

국가·대륙별로는 미국에 가장 많았다. 총 47개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했다. 이어 중국(35개) 유럽(25개)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은 실리콘밸리의 딥테크 생태계를 기반으로 핵융합, 에너지 플랫폼, 배터리, 모빌리티 등 전분야에서 선도적으로 유니콘을 배출하며 글로벌 기후테크 혁신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이 밖에 인도네시아 칠레 인도 대만 등 총 9개 국가에도 각각 1개의 유니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한국에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이를 두고 ‘기후테크 K-유니콘 육성을 위한 규제 개선과 지원 강화 등 환경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전경영연구원은 “한국의 에너지 스타트업이 전체 스타트업 대비 극히 적고 유니콘 기업은 전무한 실정”이라며 “국내 시장, 투자, 정책 등 환경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기술 역량은 보유했으나 사업화 역량이 부족한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실증·판로 지원을 통해 사업화로 연계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통합발전소(VPP) 등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기술군을 중심으로 조기 실증과 기술 이전 등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계 기후테크 유니콘 절대 다수(90%)는 2010년 이후 설립됐다. 특히 2014~2019년 창업한 곳이 70%에 달하는 등 최근 10년 사이 신생 유니콘이 대거 출현했다.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하기까지는 평균 6년이 걸렸다.

세부 산업별로는 전력산업 유관 분야가 54개로 가장 많았고, 모빌리티(29개) 제조·자원(17개) 농업·식품(16개) 환경(2개)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