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수출액 7조6423억 원 기록
- 관세악재 속 日과 美서 판매경쟁

미국의 고강도 관세 부과로 올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 6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전체 자동차 수출은 3개월째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완성차 업체들이 관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내 생산을 늘린 데다 유럽 등 시장에서 국내 자동차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전체 자동차 수출액은 55억 달러(약 7조6423억 원)로 역대 8월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8.6% 늘었다. 3개월 연속 증가세(전년 동월 대비)다. 이런 실적은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대미 자동차 수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앞서 미국은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를 위해 지난 4월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품목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이하 금액 기준)은 지난 3월 10.8% 감소(전년 동월 대비)한 데 이어 ▷4월 -19.6% ▷5월 -27.1% ▷6월 -16.0% ▷7월 -4.6% ▷8월 -3.5% 등 6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이에 현대차 등은 관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내 생산을 늘리고 있다. 유럽 등 시장에서 국내 자동차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는 것도 전체 자동차 수출이 증가한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대미 자동차 수출과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일본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부과해온 25%의 품목관세를 15%로 낮추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미국과 일본 정부가 지난 7월 22일 타결한 관세 협상의 후속 조치다. 이번 행정명령은 이르면 이번 주 발효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7월 말 미국과 타결한 관세 협상에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품목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지만 아직 이 조치는 시행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당분간 미국 시장에서 한일 자동차 관세에 격차가 발생해 우리 업체들의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