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30년까지 온라인 도매시장 비율을 현재의 6% 수준에서 50%까지 올리기로 했다. 또 도매법인의 공익적 역할을 확대하고 형식적으로 진행되던 평가 체계를 손질한다.

농산물 도매시장.

15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방안’을 내놨다. 그동안 시민단체 등은 최근 이상기후로 인한 공급 불안 등 유통 환경 변화로 농산물의 가격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지만 기존 도매시장 중심의 유통구조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해 왔다. 일부에서는 과도한 유통비용 등으로 산지 농축산물 생산 가격과 소비자 가격에 차이가 생기는 일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농식품부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만족하고 기후 위기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자는 취지에서 제도 손질을 결정했다. 4대 전략은 ▷농산물 유통구조 디지털 혁신 ▷도매시장 경쟁 촉진 및 공공성 제고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 지원 ▷안정적 농산물 생산 및 유통 기반 구축으로 정했다. 세부 과제로는 12개를 설정했다.

농식품부는 우선 누구나 플랫폼에서 거래를 맺은 뒤 소비지로 직접 배송하는 온라인 거래가 완전히 뿌리내릴 수 있게 한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4단계 유통구조는 2단계로 줄어든다. 온라인 도매시장 거래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판매자 가입 요건 완화, 물류비와 판촉 비용 등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바우처’도 함께 제공한다. 또 주산지를 중심으로 하는 ‘스마트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현재의 30곳에서 2030년에는 30곳으로 늘린다.

도매시장의 경쟁 촉진도 이번 방안도 들어 있다. 성과가 부진한 도매법인의 지정 취소를 의무화한 뒤 신규 법인을 공모하는 것이 핵심인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도매법인 평가 체계도 함께 개편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도매시장의 기능과 역할을 현재의 경매 중심에서 물류거점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아울러 물량 집중에 따른 가격 급락 때 농가가 운송비, 포장비, 상자 구입비 등 최소한의 출하 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게 하는 ‘출하 가격 보전제’(가칭)를 도매법인별로 도입한다. 이는 도매법인의 공익적 역할 확대를 위한 조치다.

이밖에 농식품부는 소비자가 제철 농산물, 판매처별 가격, 알뜰 소비 정보 등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하고자 2026년에 관련 모바일 앱을 개발해 보급하기로 했다. 2028년에는 이 기능을 더 보강한 ‘농산물 통합 정보 지원 플랫폼’을 구축한다. 더불어 이상기후에도 농산물이 안정적으로 생산·공급될 수 있게 적정 재배 면적 확보, 민관 합동으로 수급 관리 계획 마련, 노지채소 신규 재배 적지 확보, 2030년까지 과수·시설채소 스마트 생산단지 조성(과수 100곳·시설 채소 20곳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세부 과제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현장 이해관계자, 관계 부처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할 계획”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발굴·확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