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가 빈집을 철거할 때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비용이 더 늘어난다. 또 민간 개발 때 사업 구역 외에 있는 빈 건축물을 매입·철거해 기부채납하면 용적률 완화 등의 특례가 주어진다.

부산지역의 빈집.

국토교통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빈 건축물 정비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이번 조치는 전국에서 13만4000가구에 이르는 빈집을 그대로 방치하면 주거 여건이 악화되고 도시 미관이 나빠질 뿐 아니라 우범지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고자 마련됐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현행 소규모정비법상 ‘1년 이상의 미거주·미사용 주택’을 일컫는 빈집에다 20년 이상의 노후 비(非)주택, 공사가 중단된 건축물을 더해 ‘빈 건축물’로 포괄해 관리하는 것이 핵심인 ‘빈 건축물 정비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주택을 제외한 빈 건축물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할 때 6만1000동으로 추정된다.

국토부는 또 각 지자체가 담당하는 5년 단위의 실태 조사에 1년 단위의 현황 조사를 추가해 빈 건축물에 대한 노후도를 파악하는 한편 통계의 정확도를 높여 적절한 대응을 하기로 했다. ‘빈집 철거 지원 사업’ 규모는 올해 100억 원에서 내년에는 255억 원(도시 150억 원·농어촌 105억 원)으로 늘린다. 한 채당 최대 지원금은 도시 1200만 원, 농촌 800만 원이다.

아울러 국토부는 빈 건축물의 유휴자산 가치를 높이고자 현재 운영 중인 빈집 플랫폼 ‘빈집애(愛)’를 확대 개편, 빈 건축물 현황 관찰과 대민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체계로 활용한다. 또 ‘빈 건축물 관리업’을 신규 부동산서비스 업종으로 도입한다. 이 업종 종사자는 소유자를 대신해 빈집의 관리·임대·매각을 수행하게 된다.

국토부는 이와 함께 주택도시기금 등을 활용해 ‘빈 건축물 허브’(SPC)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공사 중단 건축물이나 준공 20년이 지난 동 단위 노후·불량 건축물 등을 매입·수용한 뒤 민간 매각 및 공공 개발을 추진한다. 민간 업체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를 위해서는 개발 지역 인근의 빈집 철거를 병행하면 용적률을 낮추는 등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밖에 활용도가 높은 곳에는 빈집을 철거한 뒤 특별한 용도 제한 없이 다양한 시설 들어설 수 있게 허용한다. 또 사유 재산인 빈 건축물에 대해 소유자의 관리 책임을 명확히 하는 한편 철거 이후 세 부담 완화와 경제적 제재를 통해 자진 철거를 유도하기로 했다. 그러나 붕괴·재해 등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돼 지자체로부터 철거 명령을 받았음에도 이를 따르지 않으면 지자체가 직권 철거 후 소유주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대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