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이 한계기업에 빌려준 여신 규모가 4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 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 규모도 1조2000억 원을 넘어섰다.

연합뉴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은 10일 수출입은행 자료를 근거로 이같이 밝힌 뒤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수출입은행의 한계기업 여신은 총 3조9026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계기업은 심각한 경영난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낮아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수출입은행이 돈을 빌려준 한계기업은 총 141곳으로 파악됐다. 대기업은 15곳,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73곳, 53곳이었다.

한계기업 여신 잔액은 대기업이 2조4455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중견기업은 1조2853억 원, 중소기업은 1718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수출입은행이 돈을 빌려준 기업 중 87곳이 구조조정 중이며, 자율협약 2곳, 워크아웃 6곳, 회생절차 23곳, 파산 6곳 등으로 집계됐다.

건전성 지표도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의 올해 8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1조2213억 원으로 집계됐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89% 수준이다.

연도별 부실 발생 금액은 2021년 1조1909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2776억 원 ▷2023년 6668억 원 ▷2024년 2223억 원 등으로 들쭉날쭉한 흐름을 보였다.

다만 올해 들어 8월 말까지는 114억 원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대출 연체율은 반등 조짐을 보인다. 연도별 연체 잔액은 ▷2021년 말 1조759억 원 ▷2022년 말 6846억 원 ▷2023년 말 3365억 원 등으로 감소세를 이어오다 2024년 말 3592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 8월 말 잔액은 4659억 원을 기록했다.

연체율도 2021년 말 1.39%, 2022년 말 0.79%, 2023년 말과 2024년 말 각 0.40% 등으로 낮아지다 올해 8월 말 0.53%로 올랐다.

박 의원은 “과도한 한계기업 여신과 연체율 반등은 잠재적 부실 확대의 신호”라며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