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외국에서 들어온 쌀(밥쌀·가공용 쌀)의 원산지를 국내산이라고 속여 파는 행위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질서를 왜곡할 뿐 아니라 소비자가 저렴한 쌀을 비싸게 사도록 한다는 점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입 쌀.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전북 정읍시·고창군)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7월까지 수입쌀을 국내산으로 둔갑한 뒤 판매하다 적발된 건수는 374건으로 집계됐다. 총물량은 1117만2000ｔ이었다. 연도별로는 2020년 37건(29만1000ｔ), 2021년 115건(59만1000ｔ), 2022년 82건(479만7000ｔ), 2023년 58건(316만6000ｔ), 2024년 63건(203만8000ｔ), 올해 1~7월 19건(28만9000ｔ)이었다. 특히 지난해의 부정 유통 물량을 2020년과 비교하면 600%가 늘었다. 2022년을 기점으로 전체 물량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수치다.

적발 유형별로는 원산지 거짓 표시가 271건(1104만1000ｔ)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미표시는 103건(13만1000ｔ)이었다. 종류별로는 밥쌀 부정 유통이 314건(249만7000ｔ), 가공용 수입 쌀을 국내산으로 속인 사례는 60건(867만5000ｔ)으로 파악됐다. 원산지 거짓 표시, 미표시 등의 부정 유통으로 지난 5년간 발생한 피해 금액은 30억5056만 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수치(4억3716만7000원)는 2020년(1악8320만3000원)보다 138.5% 증가했다.

윤 의원은 이 같은 행위는 국산 쌀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무너뜨리고 농가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고 거론한다. 이어 “쌀 시장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를 틈타 저렴한 수입 쌀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행위가 뿌리 뽑히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정부는 유통 과정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한편 법규를 어긴 사례에 대해서는 강력한 행정적·사법적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