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美 ‘자국 우선주의’ 입김에…경주선언서 사라진 ‘자유무역’(종합)

세계 다자무역 질서 후퇴

  •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   입력 : 2025-11-02 19:19:36
  •  |   본지 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정상회의 결과물 WTO 미언급
- 장관성명에 “중요성 인정” 담아
- 경제동맹 사라지고 ‘각자도생’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외교·통상 장관들이 2025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글로벌 무역 증진을 위해 세계무역기구(WTO)의 중요성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하지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노골적인 반대로 APEC 정상회의 결과물인 ‘경주 선언’에는 WTO에 대한 언급(자유무역)이 들어가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2세션을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주선언, 자유무역 쇠퇴기조 반영”

2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한국을 비롯한 APEC 21개 회원국의 외교·통상 장관들은 APEC 정상회의에 맞춰 지난달 30일 경주에서 ‘APEC 외교통상합동각료회의(AMM)’를 진행한 뒤 이틀 뒤인 지난 1일 이런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장관은 “우리는 무역 현안을 진전시키는 데 있어 WTO의 중요성을 인정한다”며 “WTO에서 합의된 규범이 글로벌 무역 촉진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WTO에서 다자간 협상, 특히 복수국 간 협상이 회원국들의 관심사 진전과 WTO의 적실성(실제에 들어맞는 성질) 제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정한다”며 “WTO가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 현실에 보다 적합하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모든 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의미 있고 필수적이며 포괄적인 개혁이 필요함을 인정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근본적인 도전에 직면한 글로벌 통상환경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다”며 “합의에 기초한 다자주의 정신 아래 APEC의 지속적인 협력을 매우 중시한다”고 언급했다.

AMM은 APEC 정상회의에서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최종 점검 성격의 각료급 회의다. APEC 각급 기관의 올해 활동과 의장국 핵심 성과, 고위관리회의 결과 등을 종합 점검해 공동성명으로 발표한다. 이번 AMM 회의는 지난달 30일 종료됐지만, 공동성명에 담길 문안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이틀 뒤인 지난 1일 ‘경주 선언’과 함께 발표됐다.

그러나 경주 선언에는 WTO에 대한 언급이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자국 우선주의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미국 행정부가 자유무역 체제에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당국 관계자는 “경주 선언에 ‘자유무역’이 빠진 것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입김’으로 다자무역 질서가 약해진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역대 APEC 정상선언이 자유무역에 대한 지지를 바탕에 깔고 WTO 체제에 대한 강력한 옹호를 언급하는 방식으로 다자주의를 지향해 왔다. 이에 WTO에 대한 언급이 빠진 이번 경주 선언에는 자유무역 쇠퇴 기조가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아울러 기존 자유무역 경제공식이 이제는 유효하지 않은 ‘각자도생’의 글로벌 뉴노멀(새로운 기준·표준)이 재확인됐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 경제 ‘생존’ 열쇠는 AI”

한국 경제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기회로 한미 관세협상을 극적 타결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이를 뒤집어 말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폐기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발 ‘관세 장벽’을 한국이 스스로 넘어서야 하는 엄혹한 현실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 경제가 급변하는 통상 환경 속에서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산업을 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데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다행히 경주 선언에 ‘AI 이니셔티브’가 명시된 것은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일종의 ‘성과’로 볼 수 있다. AI 이니셔티브는 ▷AI 혁신을 통한 경제성장 촉진 ▷역량 강화 및 AI 혜택 확산 ▷AI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APEC 모든 회원국이 AI 전환 과정에 참여하고 AI 기술 발전의 혜택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핵심 취지다.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1일 국내 4개 기업(삼성전자 SK그룹 현대차그룹 네이버클라우드)에 총 26만 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투입하기로 약속한 것도 AI 구축에 속도를 내야 하는 우리 정부에게 희소식이다. 현재 GPU는 세계적으로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경제동맹이 사라진 글로벌 통상 환경에서 한국 경제가 ‘생존’에 성공하려면 반도체·자동차 등 주력 업종을 이을 차세대 먹거리로 AI를 중점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2. 2위용 드러낸 기장촬영소…부산 대작영화 길 열렸다
  3. 3전재수 금품수수 의혹 증거인멸 前 보좌진 4명 유죄…1명 법정구속
  4. 4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5. 5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6. 6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7. 7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8. 8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9. 9“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10. 10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1. 1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2. 2“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3. 3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4. 4[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5. 5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6. 6軍 “향후 발생 상황 모든 책임 전적으로 北에…책임있는 조치 강력 촉구”
  7. 7유엔사 “DMZ 지뢰 폭발, 정전협정 위반 판단”
  8. 8‘핵잠수함 특별법’ 국무회의 통과(종합)
  9. 9與 “미래기금으로 지방정부 지원 축소될 일 없어”
  10. 10“北 김주애 후계 내정자 입지 강화…키 160cm·몸무게 50kg 이상”
  1. 1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2. 2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3. 3부산지역 건축물 노후화 심각… 63.3%가 지은 지 30년 이상
  4. 4삼정기업·삼정이앤시 회생계획 법원 인가…정상화 첫발(종합)
  5. 5亞·유럽게임 대거 참가…지스타 판 커진다
  6. 6정부 '발전 5사 통합준비委' 발족…내년 10월 단일법인 출범
  7. 7도토리 숲 언덕서 ‘휴식 한 모금’…바리스타과 겸임교수 깊은 손맛
  8. 8부전~마산 복선 전철 터널 붕괴 원인 조사 기간 7주간 연장
  9. 9공정위, 5개 항공사의 부산~괌 노선 공급 좌석 축소 요구 거부
  10. 10해양·AI 중심 ‘플라이아시아’ 내달 개최
  1. 1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2. 2전재수 금품수수 의혹 증거인멸 前 보좌진 4명 유죄…1명 법정구속
  3. 3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4. 4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5. 5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6. 6영도구 문화도시 사업, 간부간 소송다툼도 확인
  7. 7혈세 쓴 도시재생 거점시설 2년간 텅텅
  8. 8부산·울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6명뿐
  9. 9교실로 들어온 ‘북극항로’…지구본 만들며 배워가요
  10. 10윤산터널 돌발상황, AI 실시간 감지
  1. 1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2. 2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3. 3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4. 4고성군, 통영시 거제시와 손잡고 2029년 도민체전 공동개최
  5. 5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6. 6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7. 7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8. 8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9. 9‘세계 최강’ 안세영, 배드민턴 女단식 금메달…아시안게임 첫 2연패
  10. 10수영·탁구·사격 부진…양궁이 ‘금빛 갈증’ 풀어줄까
우리은행
커피도시 부산 '카페 열전'
도토리 숲 언덕서 ‘휴식 한 모금’…바리스타과 겸임교수 깊은 손맛
부산을 K-팝 성지로
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