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 건설사의 기부채납(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도로나 공원 등 기반 시설을 확충하고자 시행자로부터 무상으로 재산을 받아들이는 것) 부담을 이전보다 훨씬 줄인다. 과도한 의무 부과로 사업성이 줄어 신속한 주택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것을 막자는 것이 취지다.

아파트 건설 현장.

3일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의 ‘주택건설사업 기반시설 기부채납 운영 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4일부터 24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는 ‘9·7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의 후속 조치다. 현행 기준을 보면 기반시설 기부채납 기준부담률은 사업부지 면적의 8% 이내다. 또 사업 승인권자(지방자치단체)는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대 50%를 강화해 12%까지 요구할 수 있다. 친환경건축물로 인증되면 최대 15% 경감해 6.8%까지 부담률이 낮아진다.

아울러 1종 주거지역을 3종 주거지역으로 변경하는 등 ‘용도지역 내’ 변경이 이뤄질 때는 기준부담률에 10%포인트를 추가해 최대 18%까지만 부담률을 정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주거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하는 등 ‘용도지역 간’ 변경에는 별도 구정이 없어 사업자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국토부는 용도지역 간 변경 때 기준부담률에 17%포인트를 추가, 사업부지 면적의 최대 25%까지만 기반시설 기부채납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새로 만들었다. 또 조립식(모듈러),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등의 공법을 적용한 공업화 주택은 신속한 공급이 가능한 데다 환경 보호, 산재 저감, 시공품질 개선 등의 장점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기부채납 규모를 경감한다. 만약 주택 건설사가 공업화 주택 인정을 받게 되면 친환경건축물 인증과 동일하게 기부채납 기준부담률이 최대 15%까지 경감된다. 친환경건축물 인증을 함께 받았을 경우에는 경감 규정을 중복해 최대 25%까지 적용하도록 허용했다.

김영아 국토부 주택건설공급과장은 “이번 조치가 제대로 시행되면 과도한 기부채납으로 주택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사례가 줄어들 것”이라며 “관계 기관 협의 및 행정예고 과정에서 나온 의견을 적극 검토해 필요하다면 규정을 다시 손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