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지 일대 민자 2094억 원 투입
- 500㎿ 규모 ‘ESS 팜’ 조성 계획
- 심야 충전한 전력, 피크 때 활용
- 전기료 연간 157억 절감 예상
- 설비투자비 2500억 감소 기대
중앙(수도권) 집중형 전력 시스템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분산특구)에 부산이 최종 선정되면서 강서구 일대를 ‘부산형 분산특구’로 조성하려는 부산시 계획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그간 정부의 지정 절차가 수차례 지연돼 사업 불확실성이 높았지만 앞으로는 관계부처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으면서 특구 조성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부산형 분산특구의 키워드는 ‘에너지저장장치(ES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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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분산특구)에 최종 선정되면서 강서구 일대를 ‘부산형 분산특구’로 조성하려는 부산시 계획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사진은 강서구 명지동 에너지저장장치팜(ESS Farm) 조성 예정 부지 전경.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2030년 500MW ESS 팜 구축
5일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와 한국전력(한전)에 따르면 분산특구 지정·운영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분산에너지법)’을 근거로 한다. 이 법은 수요지 인근에서 생산한 전력을 해당 지역에서 소비(분산에너지 개념)하는 지산지소형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부산 남구)이 2022년 11월 발의했다. 이후 2023년 5월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지난해 6월 시행됐다. 법안에는 분산특구 외에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차등요금제) 시행 근거도 핵심 내용으로 담겼다. 법 시행 이후 1년 5개월 만에 부산이 경기 의왕·전남·제주와 함께 국내 첫 분산특구 대상 지역으로 선정된 것이다.
부산시는 올해 4월 부산형 분산특구 조성 계획을 확정한 뒤 정부가 분류한 분산특구 3개 유형 중 ‘신산업 활성화형’에 정식으로 공모했다. 신산업 활성화형은 지역이 직접 설계한 분산에너지 시스템을 특구 내에 도입하는 것이 허용되는 유형이다. 부산형 분산특구 조성 부지는 ▷에코델타시티 ▷명지지구 ▷강서권 6개 산업단지(명지녹산·미음·신호·화전·생곡·국제물류도시)를 포함해 총 49.97㎢(1511만 평)에 달한다.
시가 이 특구에서 추진할 핵심 사업은 ESS 팜(Farm·농장)이다. 정확히 강서구 명지동 3041-6 일원에 구축되며 에코델타시티 열원부지다. 총사업비는 2094억 원(민간)이다. 2030년까지 500MW(메가와트) 규모의 ESS 팜을 구축한 뒤 인근 데이터센터와 사업체, 부산항 선박 등에 저렴한 가격으로 전력을 공급한다는 게 시의 계획이다. ESS의 기본 개념은 ‘발전소에서 과잉 생산된 전력을 저장해 두었다가 전력이 부족할 때 송전해주는 시스템’이다.
시 관계자는 “대규모 ESS 팜을 조성해 충·방전을 시행할 것”이라며 “저렴한 심야시간에 (ESS로) 전력을 충전하고 이후 산업체의 전력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방전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전에 치명적인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업 등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며 “분산특구 특성상 (전력을 공급할 때) 한전을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한전보다 저렴한 수준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 연 157억원 전기요금 절감”
궁극적으로 시는 이 ESS 팜을 강서 산단 및 도심형 마이크로그리드(MG)와 융합해 하나의 에너지 플랫폼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명 ‘강서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를 만든다는 것이다. MG는 대학 캠퍼스·병원·군사기지 등에서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소규모 전력망을 말한다.
ESS 팜 구축 사업에는 부산정관에너지, 서울에 본사를 둔 에너지 기업 누리플렉스, 한전KDN, LG CNS 등이 참여한다.
시가 지난 4월 정부에 제출한 분산특구 조성 계획에 따르면 부산형 분산특구 구축이 원활히 추진되면 ▷생산유발 4조7497억 원 ▷부가가치 유발 1조7118억 원 ▷고용 유발 1만1000명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여기에 ESS 팜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전력을 공급하면 기업별 최대 8% 수준, 부산 전체적으로 연간 157억 원의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예상한다.
ESS 구독 서비스를 통한 총 2500억 원 규모의 설비투자 비용 절감과 재생에너지 출력제한(전력 공급과잉 시 계통 안정을 위해 발전기 출력을 줄이는 조치) 해소를 통한 연 44억 원의 비용 감소 등 효과도 기대된다.
무엇보다 분산특구 조성과 향후 도입될 차등요금제가 서로 맞물리면 수도권에 있는 전력 다소비 기업·산업 유치가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의 ESS 기술과 지능형 전력망 인프라 등 에너지 신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가시화할 수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이 국내 첫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에 지정된 것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넘어 부산의 산업 경쟁력과 도시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에너지 자립과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친환경 에너지 글로벌 허브도시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