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전 세계에서 김치의 주원료인 배추를 ‘kimchi cabbage’(김치 캐비지)라고 부르게 된다. 또 해외에서 소비가 늘고 있는 우리나라 김의 국제 규격화 작업이 시작된다.

매장에 진열된 배추.

17일 정부는 지난 10일부터 11월 14일까지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48차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코덱스)’ 총회에서 이 같은 성과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이 위원회는 식품의 국제 교역 촉진과 소비자의 건강 보호를 목적으로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식품 기준·규격을 개발하는 기구다. 1962년 세계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합동으로 설립했으며 188개 나라가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71년 가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이번 총회에서는 우리나라가 제안해 2001년 세계 규격으로 제정된 김치의 주원료인 배추 명칭에 ‘kimchi cabbage’를 추가 등재했다. 또 ‘Napa cabbage’(나파 캐비지)도 함께 쓰인다. 지금까지는 ‘Chinese cabbage’(차이니즈 캐비지)가 공식 용어였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김치 종주국으로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또 국내산 김치의 고유성과 차별성이 높아져 수출 확대도 기대된다.

수출용 김 제품.

이와 함께 총회는 ‘김 제품’의 세계 규격화를 위한 신규 작업 개시를 승인했다. 기존에는 아시아 지역 규격으로만 등재되어 있었다. 정부는 김이 세계인이 즐기는 음식이 됐는 데도 이 같은 제한이 있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 위원회에 세계 규격 제정을 강력하게 요청하는 한편 회원국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에 세계 규격으로 전환하는 김 제품은 마른김, 구운김, 조미김 등 3종류다. 주원료인 원초 외에도 파래, 감태, 매생이 등 다양한 해조류를 원료로 사용하는 우리나라 김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앞으로 위원회는 김에 대한 품질, 위생, 표시, 시험법 등에 대한 국제적인 통일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국제기준은 각국과의 교역에서 발생하는 분쟁 해결의 기준이 되므로 앞으로 수입국의 개별적인 요구에 대응할 필요성이 줄어 우리나라 김 수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이번 총회에서는 우리나라가 ‘가공과채류분과위원회’ 의장국으로 선출됐다. 식약처·농식품부·해수부는 “이번 총회 성과를 바탕으로 K-푸드가 전 세계에서 더 신뢰받고 활발하게 교역될 수 있도록 국내외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관계 부처와 긴밀하게 협력, 가공과채류분과 활성화와 김 세계 규격 작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게 하겠다”고 말했다.